개와 고양이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개와 고양이

“멍멍아, 이리오렴. 그래 그렇지.”
“야옹아, 지붕엔 왜 올라갔느냐. 어서 내려오너라.”
옛날 아주 먼 옛날 개와 고양이를 자식처럼 키우며 사는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단다.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어부 일을 하셨지.
“이것 참, 날이 저물도록 물고기 한 마리도 못 잡다니…….”
날이 저물도록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이상한 날이었어. 할아버지가 낚싯대를 걷으려 하는데 갑자기 낚싯대가 휘청 휘어지는 거야.
“옳거니! 아주 큰 놈이 걸렸구나!”
할아버지는 얼른 낚싯대를 들어 올렸지. 낚싯대가 바르르 떨리며 황금 비늘이 번쩍거리는 커다란 잉어가 걸려 올라오는 거야.
“할아버지, 제발 놓아주세요.”
그런데 잉어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을 하네.
“허참, 참으로 가엾구나. 그래, 오늘은 한 마리도 못 잡고 그냥 가야겠구나.”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는 잉어를 강물에 놓아주었단다. 잉어는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물속으로 들어갔지. 그런데 작은 소용돌이가 치면서 한 아이가 올라오는 거야. 커다란 황금 잉어는 바로 용왕의 아들이었어.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로 무슨 소원이든 이뤄지는 구슬을 드리겠습니다.”
아이는 할아버지께 구슬을 주고 다시 물속으로 쏘옥 들어갔단다.
할아버지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어.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빈 어망을 보고 한숨을 쉬었지.
“후유, 어찌 한 마리도 못 잡고 그냥 오시나…….”
“할멈, 물고기 대신 소원을 이루어 주는 구슬을 얻어 왔소.”
할머니는 구슬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했지.
“어디 그럼, 소원을 한번 빌어봅시다.”
할머니는 구슬을 만지며 말했어.
“우리 쌀 항아리에 쌀이 넘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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