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평화로운 동쪽 바다에 멸치 대왕이 살고 있었어. 어느 날 멸치 대왕이 꿈을 꿨는데 아주 이상했지.
꿈속에서 갑자기 몸이 쑥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고, 구름 속을 왔다 갔다 하는데 흰 눈이 펄펄 내리더니 추웠다 더웠다 하는 거야.
멸치 대왕은 도대체 무슨 꿈인지 몹시 궁금했지. 멸치 대왕은 바다에 사는 동물들을 모두 불러 모았어.
“내가 얼마 전에 요상한 꿈을 꾸었다. 꿈 풀이에 능한 자가 있느냐?”
“서쪽 바다에 망둥 할멈이 꿈 풀이를 잘 한다고 들었습니다. 전하~”
멸치 대왕은 마침 헤엄쳐 가는 가자미를 보고 불렀어.
“어서 서쪽 바다로 가서 망둥 할멈을 모시고 오너라.”
가자미는 멀고 먼 길을 다녀올 생각에 가기 싫었지만 대왕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
가자미는 하루 이틀 사흘 나흘……. 휘적휘적 헤엄쳐 서쪽 바다에 도착했어.
“망둥 할멈, 멸치 대왕님이 이상한 꿈을 꾸었답니다. 멸치 대왕님께서 망둥 할멈의 꿈 풀이를 듣고 싶어 한 답니다.”
“대왕님께서 무슨 꿈을 꾸었기에……. 궁금하구려. 어서 갑시다.”
가자미는 망둥 할멈을 데리고 다시 하루 이틀 사흘 나흘……. 휘적휘적 헤엄쳐 동쪽 바다로 돌아왔단다.
멸치 대왕은 먼 길을 온 망둥 할멈을 위해 먹을 것을 잔뜩 준비하고 반갑게 맞아들였어. 꼴뚜기, 메기, 병어 정승들도 함께 망둥 할멈을 반겼지. 하지만 수고한 가자미한테는 아는 척도 안 하고 먹을 것도 주지 않는 거야!
‘쳇! 나야말로 제일 고생한 사람인데!’
멸치 대왕은 망둥 할멈에게 이상한 꿈 이야기를 했어.
“내가 얼마 전에 꿈을 꾸었소. 내 몸이 쑥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고. 구름 속을 왔다 갔다 하는데 갑자기 흰 눈이 펄펄 내리는 거요. 추웠다 더웠다 추웠다 더웠다. 하는데……. 여하튼 이상한 꿈이었소.”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망둥 할멈은 듣고 있었지. 정승들과 가자미도 귀를 쫑긋하고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