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꿈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멸치의 꿈

꿈 이야기가 끝나자 망둥 할멈이 벌떡 일어나 멸치 대왕을 보며 큰 절을 하는 거야.
“대왕마마, 용이 될 꿈 입니다. 용이 되어 하늘로 쑥 올라가 구름 속을 왔다 갔다 하는 거지요. 용이 되니 추웠다 더웠다 날씨를 마음대로 다스릴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망둥 할멈의 꿈 풀이를 들은 멸치 대왕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지.
“하하하. 내가 용이 된다고? 정말 좋구나!”
옆에 있던 장승들도 모두 축하해주었어. 하지만 가자미는 콧방귀를 뀌었지. 그러더니 불쑥 이렇게 말하는 거야.
“아이고, 멸치 대왕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 꿈은 용꿈이 아니라고요.”
“뭐라고? 네까짓 놈이 뭘 안다고!”
멸치 대왕은 기분이 확 상해서 큰 소리로 소리 쳤어. 그래도 가자미는 눈도 꿈쩍 하지 않고 꿈 풀이를 하는 거야.
“그 꿈은 딱 낚시에 걸릴 꿈이라고요. 하늘을 쑥 올라갔다 내려온 것은 낚싯대에 걸려 쭉 올라갔다가 땅바닥에 휙 떨어진 거고요, 구름 속을 왔다 갔다 한 것은 낚시 통에 툭 던져진 것을 사람이 메고 훌훌 걸어서 그렇게 느껴진 거라고요. 또 흰 눈은 소금이에요. 붉은 철판에 올라가 잘 익으라고 뒤집었다 엎었다하니 추웠다 더웠다 할 수 밖에요.”
가자미의 말에 멸치 대왕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어. 용이 된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지던 순간이었는데 가자미의 기막힌 꿈 풀이에 말문이 딱 막혀 버린 거야.
화가 난 멸치 대왕이 갑자기 손을 획 들었어.
“이 녀석, 뭐라고? 고연 것. 철썩!”
멸치 대왕이 가자미의 뺨을 때렸는데,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 가자미의 눈이 한 쪽으로 쭉 몰려가 붙어 버리고 말았어.
망둥 할멈은 너무 놀라 눈이 툭 튀어나와 버렸지.
가자미랑 가까이 서 있던 꼴뚜기는 자기도 뺨을 맞을까 봐 냉큼 눈을 떼어 엉덩이 척 붙여 버렸어. 그 모습을 본 메기는 너무 크게 하하하 웃다가 입이 쫙 찢어져 버렸지. 병어는 자기도 입이 찢어질까 봐 입을 꽉 움켜쥐고 호호호 웃어서 입이 뾰족해지고 말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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