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밤이었어.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거리에서 한 소녀가 성냥을 팔고 있었단다.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하지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아무도 성냥에 관심이 없었어.
“어우, 춥다 추워.”
“어우, 오늘 정말 춥네.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 자네도 얼른 들어가게.”
“자네도 조심히 가게. 가족들 모두 행복하길 기원하겠네.”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다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집으로 가느라 바빴거든.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어. 찬바람도 점점 심해졌지.
“아, 이 성냥들을 못 팔고 집에 가면 아버지한테 매를 맞을 텐데…….”
소녀는 추위로 빨갛게 언 손을 호호 불면서 종종걸음으로 거리를 걸었어.
“성냥 사세요. 제발 성냥 좀 사 주세요!”
소녀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소녀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몹시 배가 고팠어. 거리의 집집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겼지.
“아, 맛있는 냄새! 나도 집으로 가고 싶어. 하지만 이 성냥들을 빨리 다 팔아야할 텐데…….”
소녀는 외투도 없었어. 게다가 신발도 소녀의 발보다 훨씬 컸지. 길바닥의 차가운 눈이 신발 속으로 들어와 소녀의 발은 꽁꽁 얼어붙을 것 같았어.
“이랴, 이랴! 어...꼬마야, 저리 비켜!”
그 때 갑자기 눈보라를 일으키며 마차 한 대가 달려왔어.
“어머! 아얏!”
성냥팔이 소녀는 마차를 피하려다 그만 눈길에 넘어지고 말았단다. 그 바람에 소녀의 커다란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어.
“아, 아파.”
“어라, 이게 뭐야? 신발이잖아. 던지면 멀리 날아가겠는데? 야잇~”
“어, 안 돼! 제발, 던지지 말아줘!”
“흥, 제발 던져 달라고? 자, 간다아!”
“휙!”
심술궂게 생긴 남자 아이가 뛰어오더니 소녀의 신발을 지붕 위로 휙 던지고는 달아나 버렸지 뭐야.
“아, 안 돼. 제발! 아, 난 몰라.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