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공부 열심히 하라
날 혼내주던
솥뚜껑만했던 형 손바닥
어느새 형보다 더 자란 내게는
기어이 아파도 업히지 않았지
형 몰래 세월 흘러
주름이 늘어가고
흰머리에 겉모습은 변해도
힘들고 괴로울 때 언제나
위로가 되는 못생겨도
다정한 우리 형
아버지 돌아가시던 날 그토록
흐느끼던 형 모습 마치 아버지
늦 장가가는 내게 아버지마냥
챙겨주던 어울리지 않게 세심했던 형
나 몰래 세월 흘러 나조차 늙어가고
자식에 아내에 일에 지칠 때
떠올리기만 해도 변함없이
의지가 되는 우리 형
키 작은 우리 형
오래도록 건강하게 즐겁게 살아야지
술 담배만 좋아하는 우리 형
귀엽도록 뚱뚱한 우리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