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락은 무척 야무지게 짜여진 서정적 작품인데 냉정할 정도로 아름답다. 이 곡은 원래 링컨센터의 위촉으로 크로노스 현악사중주단을 위해 쓴 작품으로 여기서는 주역인 거문고와 함께 시리우스 사중주단이 연주했다. 제목 그대로 농은 음악을 조각하는 것이고 락은 음에 기가 올라가는 것이다. 표면상 짜임새가 분명한 서양식 현악사중주와 비서양식 거문고 비음 사이에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 등장한다. 얼어붙듯 정지된 소리의 틀에는 광택이 서린다. 비서양식 비브라토에 화현은 소름끼치게 진동하며 활대는 거칠게 마찰한다. 시간은 정지되었다. 현악사중주는 마치 구름위에서 꾸물거리다가 유쾌하고 침착한 오음계에 끌려가는 듯하다. 그 밑에 거문고가 목관풍의 톤을 가지고 타악기적 감탄사로 박자를 비스듬이 비끼며 건너간다.
-조셉 우다드(로스엔젤레스 타임즈 음악평론가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