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문고리조차 날 비웃어요
탕자의 손은 다시 주머니로
있는 줄도 몰랐던 남은
때 묻은 금화 한두 닢이
흥청망청 쓰고 난 뒤에야
참 소중해 보였나 봐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침묵으로 숨고 싶어요
닳아버린 허름한 입술은
변명조차 뱉을 수가 없죠
마치 8과 9 사이에 머물러 있는 저 고양이처럼
후회보다 앞서 달려가는 못된 버릇이죠
눈꺼풀 속에 숨어 느끼지 못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바람에 날려가고 나면
마치 8과 9 사이를 서성이고 있는 저 고양이처럼
아무 의미도 없는 뒷걸음질을 치며 만족하겠죠
눈꺼풀 속에 숨어 느끼지 못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눈물에 쓸려가고 나면
하나둘 셋 떠나가는 사랑을
소중한 추억이라 포장해요
최후에 찾아올 아홉 번째
죽음을 원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선택을 감당 못 해
감성이라 이름 지어 주겠죠
8과9 사이에 머물러 있는
저 아름다운 고양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