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부쳐 주저앉은 걸까
그냥 미친 사람 취급받고 싶은 걸까
보이는 곳 너머를 향하던 어린 나방의 소원은
잠깐이지만 아름다웠네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은 어른을 봤어
뭔가 보기 싫었던 맘에 곧장 고개를 돌렸고
잔상만 기억하는 그 아저씨 아저씨
난 지금 당신의 삶을 받아요
웃고 싶어서 웃는 게 뭐 그리 어려운 거라
울기 싫어서 우는 짓은 잘만 하지만
좋은 사람들로만 남기고 싶어
소박한 욕심을 들어줘
쏜살같이 달리는 기회를 붙잡을 용기를 줘
망설임 없이 당길 시위 한 줄을 그어 줘
부디 울지 않고 오늘 밤이 지나가게 해
나로 인해 완전히 이루어지도록
나로 인해 모두가 사랑할 수 있다면
이해를 포기한 마른 잎에
생기를 허락해 주오
새장을 열고 더 자유롭게
반짝이는 이름으로
모든 죄를 마무리 짓고
각자의 모습을 그려볼 때
놔두고 온 부끄럼 없이 마주 볼게
힘에 부쳐 주저앉은 걸까
그냥 미친 사람 취급받고 싶은 걸까
아니.
길을 잃어 부르튼 마음에 세상을 새겨줘
거침없이 쏘아 날아갈 수 있는 궤적을 그려줘
모두 울지 않고 오늘 밤이 지나가는 게
나로 인해 완전히 이루어지도록
나로 인해 모두가 사랑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