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살아보렴 죽기 보단 나을테니
책임지지 못할 말로 어린 나를 떠밀어 주던
아버지 너무 늦었어요 거품같은 위로도
한심스런 거짓말일뿐 어느새 시작해버린
술래잡기를 멈춰줄 순 아마 없겠지만
제 멋대로 시작했던 건 당신들인 걸요
해선 안될 나쁜 짓들 지켜야 할 많은 약속
누가 먼저 생각해 냈나요 그것마저 내탓인가요
아버지 이젠 지겨워요 입에 발린 찬사도
그늘 속에 검은 속임수도더러운 세상을 향한
나의 복수는 비웃음뿐이라 믿었지만
참아주게엔 나 또한 너무 억울한 걸요
어림없는 싸움 따위 피해가라 내게 가르쳤죠
하지만 내겐 물러설 곳이 더는 없어요
나도 모르게 닮아버린 초라한 당신의 얼굴을
벗어 던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