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보형
송만갑이 춘향가에서 ‘옥중가’ 한 대목을 불렀다. 춘향이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다가 매를 맞고 감옥에서 긴 세월을 보낼 제 이몽룡을 그리워하며 탄식하는 노래를 옥중가라 하는데, 여러 명창들이 옥중가를 짜서 불렀기 때문에 그 종류가 많다. 첫 대목의 사설에 따라 ‘동풍가’, ‘천지삼겨’, ‘쑥대머리’, ‘황능묘’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송만갑은 ‘동풍가’를 많이 불렀다. 이 노래를 ‘동풍가’라 이르는 것은 ‘동풍이 눈을 녹여’라는 사설이 나오기 때문이다. 화창한 봄이 왔건만 임을 생각하니 오히려 슬프다는 내용이다. 장단은 자진진양(세마치)으로 되어, 흡사 느린중모리 같이 들린다. 느린 장단에 슬픈 계면조로 되어, 제목과 같이 처량한 느낌을 주는 비가이다.
녹음: 1913년(1920년대 중반의 재발매, 나팔통식 녹음)
제공: 양정환
(아니리) 춘향이가 옥중가 송만갑이가 헙니다.
(세마치) 옥방형상 살펴보니 앞문으난 살만 나고 뒷벽의 난 외만 남아 동지 섣달 찬 바람은 시르르 듸려부니 백설이 침절헌다. 동풍이 눈을 녹여 가지가지 꽃이 퓌었으니, 작작하다 두견화는 나부 보고 웃난 모양은 반갑고도 설거워라, 눌과 함께 보잔 말이냐. 꽃이 지고 잎이 피니 녹음방초 시절이라. 꾀꼬리는 북이 되야서 유상세자 늘어진듸 구십춘광을 짜놓는 소리는 아름답고 설거워라. 눌과 함께 듣자는거냐. 단옥장춘은 연년이 푸르렀고, 추풍혼백 설운 마음 자어내야, 공산으 두견이난 은은한 삼경 밤의 피가 나그 슬피 울어서 님의 귀으 들리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