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멀어져 괜찮다 했지만
여전히 의미 없는 하루를 헤메고
가시 돋힌 마음이 아직 무뎌지지 않아
그 누구도 곁에 다가오지 않고
깨끗이 지워져 상관없다 했지만
문득 그 날을 닮은 찬 바람이 지나면
그 때 그 자리 그 표정 그 목소리 모두
그대로 하나도
곁을 떠나가려 하지 않아서 나
그냥 이렇게 지내
끝내 너를 놓지 못하겠어서
가끔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너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 같아서
모두 내 잘못인 걸 잘 알고 있어도
내겐 아무것도 바랄 자격이 없어도
그 때 내 욕심 내 집착
그 불편했던 모자람이
결국 너의 몇 년을 망쳐버렸음에도 나
이렇게 밖엔 안돼 끝내
너를 놓지 못하겠어서
가끔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너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 같아서
절대 그럴리 없다는 걸 알면서
덜컥 다시 돌아올까 싶어서
이대로 놔둬야만 할 것 같아서
잊으면 안 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날 잊으면 안돼 우리 함께 한 순간
우리가 머문 곳 우리가 나눈 말
사소한 얘기도 작은 표정까지도
모두 잊으면 안돼 죽어도 잊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