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쟁이 거인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욕심쟁이 거인

시간이 흘러 봄이 왔어. 온 동네에 꽃들이 피고 새들도 찾아왔지. 하지만 거인의 정원만은 여전히 추운 겨울이었어.
‘왜 봄이 안 오지? 이 때쯤이면 새들도 날아오고 나무에 꽃도 필 텐데…….’
새들은 아이들이 없는 정원에서 노래하지 않았어. 나무들도 꽃 피우는 것을 잊어버렸지. 한 번은 아름다운 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가 ‘아무도 들어올 수 없음!’ 이라는 팻말을 보고 다시 땅 속으로 들어가 버렸어.
“저 거인은 정말 욕심쟁이야.”
“응, 우리가 꽃을 피워도 아마 거인 혼자만 보려고 할 거야.”
“그건 싫어. 난 내 달콤한 꽃향기를 모두가 맡는 게 좋단 말이야.”
그래서 거인의 정원에는 꽃이 피지 않았어. 거인의 정원에는 아예 봄이 오지 않았지. 여름도 거인의 정원은 그냥 지나쳐 버렸단다. 가을도 다른 곳에는 탐스러운 열매를 주었지만 거인의 정원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어.
“어휴, 추워. 바람이 언제 그치려나? 이상해. 계절이 계속 겨울에 멈춰 있어.”
거인은 정원에 봄이 오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지만 그 이유를 몰랐어. 계속 봄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했지.
“휘위윙~”
거인의 정원에는 차가운 바람이 쉴 새 없이 윙윙 불었고 커다란 우박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졌지.
“봄은 오지도 않고, 차가운 비에 눈까지 내리다니. 나무들이 꽁꽁 얼었잖아.”
정원을 둘러보던 거인은 두꺼운 옷을 여미며 말했어. 정원은 꽁꽁 얼어있었어. 차가운 바람이 불어 나무들을 꽁꽁 얼렸고 눈은 온 잔디를 뒤덮어 버렸지.
“봄이 왜 이렇게 늦지? 어서 오면 좋겠는데.”
거인은 잔뜩 웅크린 채 투덜거리기만 했단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자, 거인은 아름다운 정원이 정말 그리웠어.
“짹짹, 짹짹짹짹.”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거인은 아름다운 새 소리를 들었어.
“드디어 봄이 왔군!”
거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어. 그러고 깜짝 놀랐지. 아이들이 담에 난 작은 구멍으로 들어와서 나뭇가지에 올라앉아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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