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하루는 하늘에서 옥진부인이 내려오난듸, 이는 뉜고허니 심봉사 아내 곽씨부인이 죽어 천상에 광한전 옥진부인이 되어 심청이가 수궁에 왔단 말을 듣고 모녀상봉차로 하강을 하시것다.
(세마치) 오색채단을 기린으다가 가득 싣고 벽도화 단계화를 사면에 벌여 꼽고 청학 백학은 전배 석 수궁을 내려오니 용왕도 황급허여 문전에 배례헐제, 옥진부인이 들어와 심청 손을 부여잡고 니가 나를 모르리라. 나는 세상에서 너 낳은 곽씨로다. 너으 ㅣ부친 많이 늙었으리라. 나는 죽어 구히 도어 광한전 옥진부인이 되었난듸 너는 부친 눈 띄우라고 삼백석에 몸이 팔려 이 곳으로 들어왔다 허기로 너를 보러 내 왔노라. 귀와 목이 의젓헌게 너의 부친 도습하구나. 세상에서 못 먹든 젖 이제 많이 먹어보아라. 심청 얼굴을 끌어다 가슴대고 문지로며 아이고 내 새끼야 꿈이면 깰까 염려로구나. 심청이 그제야 모친인줄 짐작을 허고 부인의 목을 부여안고 아이고 어머니 어머니 이것이 꿈이요, 생시오 불효여식 청이난 앞어둔 백발부친 홀로두고 나왔는디, 외로우신 아버지는 뉘를 의지 허오리까. 내 딸 청아 우지를 마라. 너는 이후에 너의 부친 다시 만나 즐길 날이 있으리라. 광한전 맡은 일이 직분이 허다키로 오래 지체 못허느니라. 요령소리가 쟁쟁 나더니, 오색채운으로 올라가니 심청이 따라 갈 수도 없고, 가는 모친을 우두머니 바라보며 모녀 작별이 또 되는구나.
(아니리) 하루는 옥황상제께서 사해용왕을 또다시 부러 하교허시되 심소저 방년이 늦어가니 어서 임당수로 환송허여 인간의 좋은 베필을 정해주라. 용왕이 수명허고 내려와 심청을 환송헐제 꽃 한봉을 조화있게 만들어 그 가운데 심청을 모시고 양대 선녀로 시위허고 조석지공 찬수범절 금은보패를 많이 넣고 용왕과 각궁선녀 모두 나와 작별허고 돌아서니 이는 곧 임당수라. 용왕의 조화인지라 바람이 분들 움직이며 비가 온들 젖을소냐. 주야로 둥덩실 떠있을제. 그 때 남경장사 선인들이 억십만금 퇴를 내고 본국으로 돌아오는듸, 임당수를 당도허니 삼효제 효행이 홀연 감동되어 제물을 정히 차려놓고 심효제 넋을 한번 위로허고 가는듸.
(중모리) 북을 두리둥둥 울리면서 넋이야 넋이로다. 이 넋이 뉘 넋인고 오장원의 낙상허든 공명의 넋도 아니요. 삼년무관의 초희왕의 넋도 아니요. 부친 눈을 띄우랴고 삼백석으 몸이 팔려 임당수 제수되신 심낭자의 넋이로구나. 넋이라도 오셨거든 많이 흠향허옵소서. 제물을 물에 풀고 눈물 씻고 바라보니 난데없는 꽃 한송이 해상으 둥실 떠 있거늘, 도사공이 보고 허는 말이 허허 저것이 금이냐 금이란 말씀이 당치 않소. 옛날 진평이가 범아부를 잡으려고 황금사만금을 초근중에 흩었으니 무슨 금이 되오리까. 그러면 저것이 옥이냐. 옥이란 말씀도 당치 않소. 옥출곤강 아니어든 옥한쪽이 되오리까. 그러면 저것이 해당화냐, 해당화란 말씀 당치 않소. 명사십리 아니어든 해당화 어이 되오리까. 그러면 무엇인고 가까이 가서보자. 저어라 저어라 저어라 어기야 뒤여 저어가니 향취 진동허고 오색 채운이 어렸구나.
(아니리) 배에 건져 싣고보니 크기가 수레같고 향취가 진동커늘, 본국으로 돌아와 제물을 분배허는듸 도선주는 재물을 마다허고 그 꽃봉을 차지하여 후원에다가 두었구나. 그때여 천자 황후 붕하시사 천자께서는 납비 아니 뜻이 없고, 가지 기화 요초를 거뒤들여 황극전 넓은 뜰 여기 저기 심어 놓고 주야로 구경을 하시는듸. 이것이 화초타령이던 것이었다.
(중중모리) 화초도 많고 많다. 팔월부용 군자련, 만당 추수의 홍련화, 암향부동 월황혼, 소식 전튼 한매화, 진시유랑 거후재난 붉어있다고 복성꽃, 구월구일 용산음, 소축신 국화꽃, 삼천제자를 강론을 허니 행단 춘풍의 은행꽃, 이화만지 불개문허니 장신궁중 배꽃이요, 천태산 들어가니 양변개 작약이요, 원정 부지 이별허니 옥창오견의 앵도화, 촉국 한을 못이기어 제혈허든 두견화, 이화노화 계관화, 홍국백국 사계화, 동원도리 편시춘 목동요지가 행화촌 월중단계 무삼경 달가운데 계수나무 백일홍 영산홍 외철쭉 진달화 난초 파초 오미자 치자 감과 유자 석류 능나 능금 포도 머루 으름 대추 각색 화초 갖은 향과 좌우로 심었난듸, 향풍이 건듯 불면 벌나비 새짐생들이 지지 울어서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