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웠다 또 하나가 지워졌다
내 허락도 없이 사라진다
지켜볼 수 밖에
아무 것도 난 못한다
같은데 같은 세상을 보는데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같지만 다른 세상에 있는데
그대가 있는 공간에 함께 있는데
왜 그댄 나를 못 보나요
내가 여기 있는데
나에게 그대만 허락된 공간에
기억해줘요
기억해내요
낡은 이야기 속
또 다른 의미가 되었던
그 날을 기억해야
내가 살 수 있어 영원히
멈췄다
세상은 돌아가는데
내 시계는 멈춰버렸다
내게 허락된 시간은 끝났다
같은데 같은 세상을 보는데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같지만 다른 세상에 있는데
그대가 있는 공간에 함께 있는데
왜 그댄 나를 못 보나요
내가 여기 있는데
나에게 그대만 허락된 공간에
기억해줘요
기억해내요
낡은 이야기 속
또 다른 의미가 되었던
그날을 기억해야
내가 살 수 있어 영원히
나는 곧 지워지겠죠
사라지겠죠
이렇게 그대 가슴에서 나는
존재조차 남기지 못할
의미가 되어 버려질
운명이라도 미련이라도
차라리 나쁜 기억으로 남아서라도
나는 살고 싶어
그대 심장 그 안에서
버린다 마지막 기대마저도
참는다 마지막 눈물마저도
지운다
처음부터 내게는
너라는 존재조차 없었다고
웃는다
기나긴 여행이라고
웃는다
이제야 쉬는 거라고
끊는다
처음부터 내게는
없어야 될 인연이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