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날리는
아버지 장례식 날이다
마당에서 분주하게 사람들
오가고 옆에선 자식들 서럽게
곡을 하고 있다
아버지 친구 분 내게 와 위로의
말을 건낸다
입덧으로 며칠째 먹지 못하던
뱃속이다
마당 뒷켠 가마솥에 펄펄
끓고 있는 소머리국밥의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사람들을 피해 정신없이 입에
밥을 넣는다
생명은 언제나 오고 다시 가는거야
한 생명이 가면 다시 한 생명이
오는 거야
생명은 언제나 오고 다시 가는 거야
엄마로부터 와서 엄마로부터
가는 거야
눈발이 날리는
아버지 장례식 날이다
뱃속아이의 생명의 발길질 힘차다
눈발이 날리는
아버지 장례식 날이다
뱃속아이의 생명의 발길질 힘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