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샤워 후에
몸을 닦고 있어
머리를 말리고
관념은 배제한
움직임만 있어
나는 어떤 관능에 대해 생각해
좀처럼 규정되지 않는 순간과
언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그것이 너에게서 느껴지는 때가 있어
의도한 적 없겠지만
가령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어
머릿속은 온통
관념이 가득차
움직임은 없어
나는 어떤 관능에 대해 생각해
좀처럼 존재하기 힘든 표상과
선율이 담아내기 어려운
그것이 너에게서 느껴지는 때가 있어
의도한 적 없겠지만
난 잘 알고 있어
의도하지 않아도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느껴지는 때가 있어
매우 특별한 일이지
이제 난 잘 알고 있어
얼마나 드문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