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는 로트바르트의 속임수에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어. 변신한 오딜이 오데트 공주와 너무나 닮아있었거든. 왕자는 아직 자정이 되지 않았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어. 왕자는 기사로 변신한 로트바르트에게 인사를 한 다음 오딜의 손을 잡고 춤을 추었지.
그 순간 오데트 공주는 아직 백조의 몸으로 무도회장 창가에 앉아 슬피 울었어.
“안 돼. 왕자님, 오데트 공주는 여기 있답니다.”
자신으로 변신한 오딜을 본 오데트 공주는 모든 희망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쉴 새 없이 창문을 두드렸지만 무도회장에 있던 그 누구도 창밖을 보지 못했어.
마침내 지크프리트 왕자는 기사로 변신한 로트바르트와 여왕에게 말했어.
“여기 있는 오데트 공주를 신부로 맞이하겠습니다.”
로트바르트는 낄낄낄 웃으며 왕자에게 물었어.
“왕자님께서는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오직 제 딸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하십니까?”
“맹세합니다.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사랑하겠습니다.”
휘히잉 우르르 쾅쾅
왕자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도회장에 회오리바람이 불며 요란한 천둥소리가 들렸어. 그 소리에 정신이 든 왕자는 그제야 창가에 서 있는 진짜 오데트 공주를 보았지. 너무나 놀라 재빨리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공주를 보았어.
“오, 오데트 공주가 어째서 창가에……. 당신은?”
“난 오딜이에요. 난 로트바르트의 딸 오딜 이라고요. 영원히 사랑한다고 맹세했죠? 하하하!”
오딜의 날카로운 웃음소리와 동시에 로트바르트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어.
“하하하! 하하하하!”
오딜과 로트바르트는 큰 소리로 웃었어.
“이럴 수가! 이놈들을 가만두지 않겠어!”
지크프리트 왕자는 온몸을 떨며 그들을 저주했지.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더 크게 웃으며 무도회장을 나가 버렸어. 창문 밖에서 모든 장면을 지켜본 오데트 공주도 어두운 숲 속으로 도망쳤어.
“안 돼! 오오, 말도 안 돼!”
왕자는 자신의 엄청난 실수에 너무도 괴로웠어. 곧 왕자는 숲 속으로 허겁지겁 뛰어갔어. 오데트 공주와 시녀들은 절망에 빠져 흐느끼고 있었지.
“오데트! 정말 미안해요. 아, 그렇게 쉽게 악마에게 속다니……. 하지만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뿐이요. 당신을 어떻게 하면 구할 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