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집에 돌아와 보니
야윈 아내 거칠은 손으로
편지가 왔노라고
내미는 노란 봉투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지
등줄기에선 식은땀이 흘러
조심히 뜯어본 노란봉투
귀하는 학의헌법에 의거
오늘부로 해고되었음을
통보합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창백한 형광등 불빛
눈물이 흘러 가슴에 흘러
주먹이 불끈 떨리네
세상아 이 썩어빠진 세상아
맘놓고 일할 권리마저 없는
세상아 이 미쳐버린 세상아
뒤집어 볼 세상아
병들어 누워계신 어머니
무슨 일이냐 물어오시네
한구석 겁에 질린 딸아이
얼굴이 샛노래지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창백한 형광등 불빛
눈물이 흘러 가슴에 흘러
주먹이 불끈 떨리네
세상아 이 썩어빠진 세상아
맘놓고 일할 권리마저 없는
세상아 이 미쳐버린 세상아
뒤집어 볼 세상아
세상아 이 썩어빠진 세상아
맘놓고 일할 권리마저 없는
세상아 이 미쳐버린 세상아
뒤집어 볼 세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