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돌이 강아지 광화문을
떠돌지만 아직 어리지만
우리엄마는 인간들이 트럭에
태워서 멀리 데려갔지
나는 한쪽 귀가 없어 너무나도
많이 배고파서 밥그릇을 훔치다가
개들한테 물려서
한쪽 귀를 뜯겼어
너무나 외롭고 나 힘들때 친구가
간절히 필요할때 광화문에 혼자
묶여 있던 너를 처음 봤었지 그래
마치 갈대 처럼 말란던 너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혀를
내밀고서는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였어 외로워
보였어 맘이 아팠어 그때 내 눈에
보였던건 그 앞에 떨어진 칸쵸
몇개 배가 고팠어 달려갔어
살아야만 했지
그래 난 똥개 예상대로 너는
날 향해서 바로 달려 들었어 그래
난 여기서 물려 죽겠어 더이상
배고픈건 싫어 과자를 마구 먹었어
그 순간 느껴지는 숨소리 뜨거운
귓볼의 촉감이 부드러운 털
엄마한테 느꼈던 포근한 품과
따듯함 넌 내 볼을 핥았어
괜찮다며 날 어루만졌어
난 눈물을 흘렸지
나도 모르겠어 그냥 눈물이 흘렀어
사람들은 너를 소망이라고 불렀어
그 뒤로 소망이와 친구가 됐어
과자를 주워도 나눠먹었어
소망이도 나를 좋아했지 즐거웠지
서로 뒹굴면서 춤을 췄어
오늘도 어김없이
놀러갔는데 낌새가 이상해
소망이를 봤는데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었어 내게 다가오지
말라 소리쳤어
소망이는 커다란 돌을 맞고 있었어
인간들이 낄낄대면서 던졌어
목줄때문에 피할 수도 없었지
소망이는
울었어 다리에 맞고 머리에 맞고
쓰러졌어 내 앞에서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맞고 있어 난
도와주지
못했어 무서워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 소망이는 쓰러진채로
움직이질 않았어 그런데도 소망이
몸에는
계속 돌이 던져졌어
지켜주지 못했어
외로움에 쓰러져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너야
넌 울지 말라며
날 위로하지 않았어
아무말 없이 날 품에 안았어
진심으로
너를 지켜주고 싶어 소망아
이젠 내 품에 안겨봐
미안해 소망아 조금
더 힘을 내줘 내가 니 곁에 있을께
왜 그들은 몰라 우리도 너네랑
전혀 다르지 않아 걷고 소통하고
행복해하고 슬퍼하고 다르지 않아
근데 왜 말을 못한다는 이유야
아니면 작아서 괴롭히고 싶어
도대체 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데 왜 내가 바꾸겠어 세상을
바꾸겠어 광화문에 있던 떠돌이
개들을 모았어 나도 저들을 물어
뜯고 똑같은 고통을 주겠어 우리도
사랑받고 행복해해야할 권리가
있다는걸 보여주겠어 미안해
소망아 늦어서 미안해 소망아
얘들아 가자
외로움에 쓰러져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너야
넌 울지 말라며
날 위로하지 않았어
아무말 없이 날 품에 안았어
진심으로
너를 지켜주고 싶어 소망아
이젠 내 품에 안겨봐
미안해 소망아 조금
더 힘을 내줘 내가 니 곁에 있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