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현명해지고파
옛 책에는 현명함에 대하여
다음처럼 쓰여져 있네
세상의 싸움에서 벗어나
덧없는 세월을 걱정없이 보내는 것
폭력없이 살아가고
악을 선으로 갚아가는 것
그리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지 않고 잊어 버리는 것
내 이런 일을 할 수 없으니
나는 정말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굶주림이 지배하던 혼란의 시대에
나는 도시로 왔어
소요의 시대에 사람들 틈에 끼어
그들과 함께 흥분했었지
이 땅 위에 내게 주어진 나의 시대는
그렇게 가버렸다
아무렇게나 사랑을 하고
참을성없이 자연을 바라보았네
이 땅위에 내게 주어진 나의 시대는
그렇게 가버렸다
힘은 미약했고 목적지는 저 멀리
내 비록 그곳에 도달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을 분명히 볼 수는 있었다
이 땅위에 내게 주어진 나의 시대는
그렇게 가버렸다
우리가 몰락해갔던 이 홍수로부터
살아나올 너희들이
우리의 연약함에 대해 말하게 되거든
너희들이 겪지 않은
이 어두운 시대를 기억해다오
불의만 있고 분노는 없던 때
절망하며 계급의 전쟁을 겪으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비천함에 대한 증오 역시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불의에 대한 분노 역시
목소리를 쉬게 만든다는 것을
아 우리는 친절함을 위한
토대를 만들려 했지만
우리 스스로 조차
친절하지 못하였네
마침네 인간이 인간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되거든
관대한 마음으로 우리를 기억해다오
관대한 마음으로 우리를 기억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