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선(대금).지용구(양금)

방아타령

김계선은 근세의 가장 뛰어난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는 대표적인 대금 연주가이다. 본명은 기선, 호는 죽농, 서울 출생이다.
14세에 장악원이 아닌 영문에 소속된 내취(일종의 군악대)에 들어가 대금을 전공하기 시작했고, 한편으로는 당대의 최고로 꼽히던 대금명인 최학봉에게 개인교수를 받았다. 1906년 16세에 장악원의 연주가가 된 이후 장악원의 후신인 이왕직아악부원으로서, 또 한편으로는 당대의 독보적인 대금연주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김계선은 당시까지 활성화 되지 않았던 정악 대금독주곡의 영역을 개척하였다는 점이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밝혀진 수십종의 유성기 음반에 정악합주, 독주, 가곡 및 가사 등의 노래, 민요, 무악 등의 갈래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취입된 그의 대금연주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음악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김계선의 대금 정악연주 영역은 오늘날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김성진이 그 음악맥을 전승하고 있다.
지용구는 해금과 양금연주가로 근세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14년의 ‘매일신보’ 기사에 의하면  지용구는 17세부터 음악에 입문하여 ‘잠시도 악기를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노력한 끝에 거문고, 양금, 가야금, 단소, 생황, 장구, 해금에 능통하여 1910년대에 이미 그 이름을 널리 드러냈었다’고 했다. 또한 ‘매일신보’는 지용구를 ‘지첨사’로 소개하고 있으며 ‘지첨사는 장구와 해금에 신접하여 누구든지 지첨사의 이름을 들으면 장구와 해금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적고 있다. 이같은 기사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지용구는 수많은 공연활동과 음반취입을 통하여 그 명성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으며, 오늘날 연주되는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모태를 형성한 장본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음반에 담긴 방아타령은  경기민요의 선율을 대금과 양금으로 연주한 것으로 매우 특이한 연주형태를 보여준다. 이것이 당시 성행하던 공연형태의 하나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 취입된 유성기 음반이나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보면 이처럼 민요나 잡가 등을 대금과 양금, 혹은 단소와 양금으로 연주한 것이 가끔 눈에 띈다. 방아타령의 골격선을 두 명인의 즉흥적인 연주로 감상할 수 있는 희귀 음반 중의 하나이다.
-  송혜진(음악평론가)

원반: Victor KJ-1295-A(49051-A) 방아타령
녹음: 1928.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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