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구년 여름 - 박학기
잠들 수 없던 그밤 모두 아름답게만 느껴지던
강변을 기억하는지
꺼져가는 모닥불 보며 아쉬움에 눈물짓던 우리
그밤을 기억하는지
지금은 모두들 각자의 길을 걷고 있겠지만
가끔씩은 생각하겠지 입가에 미소지으며
이제는 모두의 이름은 기억할 수 없겠지만
(희미하게 떠오르는 그 얼굴들 잊을 순 없겠지 영원히)
황혼 내리는 저녁 우리 가스을 적시던 그 멜로디
이사도라를 기억하는지
별빛 가득한 밤 우리 손을 잡고 함께 부르던
그 노래를 기억하는지
지쳐 울고 싶은 날 어두운 골목길 돌아설 때에
마주친 내 어린 날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