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간다 나는간다
선말고개 넘어간다
자갈길에 비틀대며 간다
도두리뻘 뿌리치고
먼데 찾아 나는 간다
정든 고향 다시 또 보랴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이깟 행차에 흥난다고
봇짐 든든히 쌌겄는가
시름짐만 한보따리
간다간다 나는간다
길을 막는 새벽안개
동구아래 두고 떠나간다
선말산에 소나무들
나팔소리에 깨기전에
아리랑 고개만 넘어가자
간다간다 나는간다
도랑물에 풀잎처럼
인생행로 홀로 떠돌아간다
졸린 눈은 부벼뜨고
지친 걸음 재촉하니
도솔천은 그 어디메냐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꺼나
누가 등 떠미는 언덕너머
소매끄는 비탈아래
시름짐만 또 한보따리
간다간다 나는간다
풍운 설음 등에 지고
산천대로소로 저작길로
만난사람 헤어지고
헤진사람 또 만나고
에고오 도솔천아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꺼나
누가 노을 비끼는 강변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딜가고
간다간다 나는 간다
빈허리에 뒷짐지고 나나나나
선말고개 넘어서며
오월산에 뻐꾸기야
에고오 도솔천아
도두리뻘 바라보며
보리원에 들바람아
에고오 도솔천아
에고오 도솔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