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같은 척 했고
단단한 강철 같은 척 했어
탱크처럼 밀어 붙였고
거울처럼 얇았던 넌
내가 빛인 것처럼 튕겨냈어
가끔 네가 기댈 때면
두근거리지 않은 척했어
조금씩 너의 마음이
기울어질 때 거대한 성벽과
같으려했던 나 또한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었지
나무 토막같이 뻣뻣한 표현과
들어나지 않았던 감정
넌 표현을 강요했고
네 앞에서만큼은 근엄한
왕 같고 싶었던 난
감점을 숨기며
딱딱한 나무인 척 했어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었던
벌어진 상처를 꽉 움켜쥐고
숨기며 살았어
너는 내 상처를 바라봐 줬고
너는 내 밑바닥 끝까지
바라봐 줬어
넌 많이 부숴져 있었어
도둑 고양이처럼
한걸음 다가가면 멈칫거리면서
뒷걸음질 쳤고 손을 뻗으면
소리치며 도망갔어 넌 자꾸만
네 앞에 선을 그어 놨어
난 개의치 않았고 선을 넘었어
나를 믿어줘 널 아프게
하지 않을게
그딴 개소리 난 안 해
널 아프게 하고 상처 줄지 몰라
너를 화나게 할 거고
울게 할 거 그리고
달래주고 안아줄게
네 하루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네 눈을 바라볼게
너의 내일을 물어보고
나의 내일을 말해줄게
네 앞에서 독재자처럼 굴 거야
내가 틀렸어도 큰소리 칠 거고
우길 거야 네 앞에선
뭐든 최고이려고 할게
강한 척은 해도 센척하지는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