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산 너머로 하얀 달덩이가 차가운 빛을 보이며 솟아오르고 있었어.
“저것이 달이로구나!”
불개는 힘차게 달을 향해 솟구쳐 올랐어.
“자! 덥석!”
불개는 입을 크게 벌려 달을 덥석 물었어. 얼음처럼 차가운 달을 덥석 문 불개는 혀와 입은 물론 몸까지 얼얼하게 얼어붙는 것 같았어.
“앗, 차가워! 퉤!”
불개는 너무 놀라서 덥석 문 달을 도로 뱉어 버렸단다.
불개는 다시 뛰어올라 달을 물어 보았지만 번번이 도로 뱉을 수밖에 없었어.
“아, 도저히 물 수가 없어. 온 몸이 딱딱하게 얼어붙는 것 같아.”
몇 번이고 달을 물어보려한 불개는 결국 지칠 대로 지쳐 할 수 없이 까막나라로 돌아가고 말았어.
지친 모습으로 혼자 돌아온 불개의 모습을 보고 임금님은 너무너무 아쉬워했어.
“아니, 달이 그렇게 차갑단 말이냐?”
힘없이 앉아 있는 불개의 모습은 너무나 불쌍했어. 하지만 불개 말고는 까막나라에서 인간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어. 임금님도 불개가 안쓰러웠지만 이런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짐은 까막나라의 어둠을 꼭 밝히고 싶구나. 불개야 미안하지만 한 번만 더 다녀오너라.”
“네. 다시 한 번 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불개는 번번이 실패했어. 그래도 임금님은 다시금 불개한테 명령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인간 세상으로 가서 해를 가져오너라!”
“불개야 한 번만 더 인간 세상으로 가서 달을 가져오너라!”
불개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불개가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
까막나라는 지금까지도 밝은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대. 그래서 지금까지도 이따금씩 불개를 인간 세상으로 보내고 있대. 어느 날 갑자기 해와 달이 조금만 보이거나 아예 안 보일 때가 있는데 바로 인간 세상에 온 불개가 해와 달을 물어서 그런 거래. 번번이 실패하는 불개지만 참 대단한 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