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상으로 가는 길은 아주 멀고 험했어. 하지만 불개는 강한 다리로 달리고 달렸지.
“드디어 인간 세상에 도착했구나! 어, 저게 뭐지?”
불개가 인간 세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제 막 아침이 되려는 순간이었어. 동쪽 바닷속에서 눈부신 해가 밝은 빛을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거야. 온 세상이 곧 밝은 빛으로 가득했지.
“아~ 저게 바로 해로구나!”
불개는 곧바로 해를 향해 솟구쳐 올랐어.
“으르렁! 덥석!”
불개를 입을 크게 벌려 해를 덥석 물었어. 이글이글 타오르는 해를 덥석 문 불개는 혀와 입은 물론 몸까지 지글지글 타 버리는 것 같았어.
“앗, 뜨거워! 퉤!”
불개는 너무 놀라서 덥석 문 해를 도로 뱉어 버렸단다.
불개는 다시 뛰어올라 해를 물어 보았지만 해가 너무 뜨거워 번번이 도로 뱉을 수밖에 없었어.
“아, 온 몸이 데어서 성한 곳이 없어. 더 이상은 안 되겠어.”
지칠 대로 지친 불개는 할 수 없이 까막나라로 돌아갔어.
불개의 모습을 본 임금님은 마음이 많이 아팠어.
“해라는 것이 그렇게 뜨거운 것이더냐?”
임금님은 한숨을 푹 내쉬었지.
“휴우, 우리 까막나라는 밝은 빛을 볼 수 없단 말인가!”
그러자 한 신하가 말했어.
“인간 세상에는 달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달은 해보다 밝지는 않지만 어둠을 밝히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하니 달을 가져오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임금님은 다시 밝아진 얼굴로 불개에게 명령했지.
“인간 세상으로 가서 달을 가져오너라.”
“네. 이번에는 꼭 가져오겠습니다.”
불개는 다시 인간 세상으로 떠났어. 또 다시 수많은 산과 강을 지나야만 했지.
“까막나라를 밝게 할 수만 있다면 이런 길은 수십 번이고 더 갈 수 있어.”
마침내 불개가 인간 세상에 다다랐을 때, 인간 세상에는 막 어둠이 내리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