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하. 저 것 좀 봐!”
“이 바보야, 도끼로 콕콕 찍으며 올라오면 되잖아.”
오빠가 말릴 틈도 없이 누이동생이 방법을 가르쳐 주고 말았어.
“흐흐흐. 이놈들. 내가 곧 올라가마. 기다리고 있어! 어흥.”
호랑이는 냉큼 도끼를 가져와 나무를 콕콕 찍으며 타고 올라갔어.
“오빠, 어떡하지?”
“자, 조금 더 위로 올라가자.”
호랑이가 가까이 쫓아오니까 오누이는 더 높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어. 그래도 호랑이는 자꾸자꾸 쫓아올라왔어. 자꾸자꾸 올라가다 오누이는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되었어. 이제 조금 뒤면 잡힐 것만 같았어.
오누이는 하늘을 향해 빌었어.
“하느님, 우리를 살리시려면 새 동아줄을 내려주시고 우리를 죽이시려면 썩은 동아줄을 내려 주세요.”
"하느님, 하느님."
그러자 하늘에서 동아줄이 스르르 내려왔어.
“자, 얼른 몸에 묶어! 꽉 잡아야 해!”
오누이는 동아줄을 몸에 동여매고 하늘로 올라갔지. 그 모습을 본 호랑이도 하늘에다 빌었어.
“하느님, 하느님. 저도 동아줄을 내려주세요."
이번에도 하늘에서 동아줄이 스르르 내려왔어.
“흐흐흐, 나도 올라간다!”
그런데 이 줄은 썩은 동아줄이었어. 호랑이는 그것도 모르고 동아줄을 허리에 동여맨 채 하늘로 올라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썩은 동아줄은 그만 ‘탁’하고 끊기고 말았어.
“으악, 호랑이 살려!”
호랑이는 밑으로 떨어졌지. 그런데 하필 수수밭으로 떨어진 거야.
“아악, 안 돼!”
호랑이는 날카로운 수숫대에 쿡 찔려 죽고 말았어. 그때 떨어진 호랑이의 피가 묻어 수숫대가 불긋불긋 빨간 거래.
오누이도 하늘로 올라갔잖아. 하늘에서는 누구든 일을 해야 해.
“그럼 전 해가 돼서 일을 할게요.”
“그럼, 난 달이 될게.”
그래서 오빠는 해가 되고 누이동생은 달이 되었단다.
“아, 너무 캄캄해. 너무 무서워. 흑흑흑.”
달이 된 동생은 캄캄한 밤이 무서웠어.
“그럼, 오빠가 달이 될게. 넌 밝은 해가 되렴.”
오빠는 동생을 위해서 달이 되기로 했어.
“아이, 다들 날 너무 보는 것 같아. 정말 부끄러워.”
해가 된 누이동생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부끄러웠대.
“이러면 못 보겠지?”
그래서 눈부신 빛을 내어 사람들이 쳐다보지 못하게 항상 밝은 빛을 비췄대. 부끄럼 많은 누이동생 때문에 해를 바라보면 눈이 부신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