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

리엘

나는 그래도 당신의
이름 외에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깊게 파고든
대화 속에서 이렇게
겨우겨우 발꿈치를
들고 있어요

그저 우리가
웃을 수 있게
수수한 마음으로
작은 손을
잡았던 건데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 없는
지금은
나에게도 그 책임이
있는가 봐요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결국 짐을
들어줄 수 없네요
나는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네요
나는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그래도 당신의
눈물 앞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다
믿었었는데
예고가 없는
전화를 받고
너무도
무기력한 숨소리만
내고 있어요
그저 우리가
웃음을 찾게 되기를
바라면서 입모양을
열었던 건데
배움이 짧은
내 목소리는
갈 길이 너무 멀고
참 여유롭기만 하네요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결국 짐을
들어줄 수 없네요
나는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네요
나는 이래서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결국 짐을
들어줄 수 없네요
나는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네요
나는 이래서
어리다는 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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