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강물인양 말이 없고
온종일 몸만 뒤척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강물되어 나를 잊고
햇살 가득 피어나네
나는 바람부는 언덕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부끄러워 서성이다
얼굴 붉힌 노을 받으며
말없이 돌아서네
섬진강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불빛처럼 고요하고
밤새워 홀로 속삭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반짝이다
어둔 밤이 찾아드네
나는 이 어두운 강변
사연 하나 띄워 두고서
바랜 그 추억들 사이로
밤 깊도록 서성이다
창백한 새벽 빛 받으며
말없이 말없이 돌아서네
말없이 말없이 돌아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