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섬진강

말로

섬진강에서 만난 사랑
강물인 양 말이 없고
온종일 몸만 뒤척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랑
강물되어 말을 잊고
달 가듯 흘러 가네

나는 바람 부는 언덕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부끄러워 서성이다
얼굴 붉힌 농을 받으며(?)
말없이 돌아섰네

[간주]

섬진강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고요하고
밤 새워 홀로 속삭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반짝이다
어둠을 찾아드네
나는 이어도군(?) 강변
사연 하나 띄워두고서
마른 그 추억들 사이로 밤 깊도록
서성이다 창백한 새벽빛 받으며
말없이 말없이 돌아~섰~~네~~
말없이 말없이 돌아~섰~~네~~

에~에~~에~~에~~에~~에~~
아여여아아여아야얼야어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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