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일기

산들

그저 몸만 자라난 아이
어른이란 이름을 달고
끝내 곁을 내어 주지 않는 곳
세상 속을 헤매고 있어
때로는 상처 난 마음이
베어 문 저 달빛 같아
까만 하늘을 은은히 밝혀 주지만
쓸쓸히 웃는 것 같아
내일 할 걱정까지 모아
나의 머릿속을 채우네
편히 잠든 밤은 왠지 불안해
혼자 뒤척이는 건가 봐
가끔씩 내리는 눈물은
해 뜬 날 소나기 같아
흐린 마음을 깨끗이 씻어 주지만
내 꿈까지 지울 것 같아
혼자가 너무 익숙한 나는
누군가 내민 손길마저도
두려운 맘이 생겨
키 작은 내 자존심이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
그땐 웃을 수 있을까
때로는 상처 난 마음이
베어 문 저 달빛 같아
까만 하늘을
은은히 밝혀 주지만
쓸쓸히 웃는 것 같아
내일 나의 일기는 맑음
미리 써 내려가는 행복
어설프게 그린 웃는 내 얼굴
모두 이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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