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애가 (시인: 박화묵)

정희선
앨범 :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7

♣ 너와 나의 애가
                            -박화목 시
어제는 너의 초록빛 울음으로 하여
산딸기가 빨갛게 절로 익었는데
오늘은 하얀 달이 파랗게 질려
하현(下弦)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이제 머지 않아 우리들 운명이 쇠잔하여
죄없는 자랑이던 그 투명한 두 날개가
탈락하고 말 것이다.
욕설과
변명과
부조리의 잡초 속에서
아, 무엇을 더 바라리요.
바라리요 ?
 
다만 종말의 날에
정결한 찬 이슬이라도 흠뻑 마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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