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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심상율

너와 매일 걷던 눈을 감아도 환한 매일 안녕 인사하던 길에서 너와 마지막 안녕을 말했어 너와 매일 걷던 이제 네가 없는 더는 가지 못하는 더는 걷지 못하는 내 걸음으로 가지 못하는 너의 집으로 가는 너와 내가 걷던 너와 맞춰 걷던 손을 잡고 걷던 길에서 너와 마지막 걸음을 맞췄어

길 잃은 영혼 심상율

불쌍한 잃은 영혼 당신은 왜 군중 속에 홀로 소리치고 있습니까 당신은 왜 위에 홀로 버려져 있습니까 당신의 신께서 당신을 위에 세우셨습니까 도대체 누구를 위해 소리치고 있는 것입니까 자신의 신을 믿지 않는다면 현세와 사후가 불행해진다는 저주를 퍼붓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지껄임입니까 당신의 신을 위한 것입니까 당신의 자긍심을 위한 것입니까 당신의

못 먹은 감 심상율

까마득히 높은 감나무 꼭대기 가지에 달린 완벽한 감 하나 영롱한 빛깔 잘록한 몸체 톡 따서 먹고 싶지만 아직은 떫겠지 홍시가 되면 꼭 따먹어 줄게 분명 맛있을 감 맛이 없을 수 없는 감 꿈에도 나오는 감 바라만 봐도 맛있는 감 드디어 붉은빛이 도네 학수고대하던 홍시 아끼고 아꼈던 홍시 매일 쳐다만 보던 홍시 오늘 따먹어 줄게 분명히 맛있을

필름 타임머신 심상율

내 어릴 적 추억을 찾아 옛날 필름을 돌려보네 나의 십 대 시절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시절 유행하던 노래 시절 유행하던 옷 시절 유행하던 감성 시절 어딘가에 살아가던 나 저 필름과 같은 시기에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내 기억 속 먼지 쌓여 있던 필름들을 영사기에 돌려보자 지금은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 지금은 아무도 입지 않는 옷 지금은

회상의 노래 심상율

타임머신은 이미 존재한다 엄지손가락만 한 MP3 플레이어 안에는 나를 과거로 보내주는 타임머신이 들어있다 MP3 플레이어 안에 들어 있는 노래 목록들은 몇 년도 몇 월에 도착할지 기록해둔 좌표다 좌표를 따라 나는 과거로 간다 그때의 노래를 들으며 그때를 열람한다 이 노래와 함께 기록한 장면을 열람한다 희미한 미소가 띤다 기분이 좋다 나는 지금 10대의 어느

휘둘리는 나 심상율

시전자인 너는 모르겠지만 능력에 당한 나는 너의 능력을 정화할 수 없어 너의 능력에 당해버린 나는 너를 거역할 수 없게 돼 나에겐 귀찮은 일이지만 나는 묵묵히 하게 돼 그래서 너에게 휘둘리는 내가 참 한심해 너에게 아니라고 말 못 하는 내가 참 한심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너의 능력에 당하는 것은 아니기에 너에게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모순적인 게 넌

까마귀 심상율

광활한 도로 위 끝없이 움직이는 불꽃들의 향연 옆 고개를 꺾어야만 끝이 보이는 빌딩 위에 내가 서 있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무엇이 그리 나쁜지 쉼 없이 움직이고 쉼 없이 걸어가네 모습을 매일 난 내려보네 내려보네 내려보네 내려보네 광활한 하늘 위를 유유히 활공하고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가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무엇이 그리 나쁜지 쉼 없이

찐따의 냄새 심상율

눅진한 찐따의 냄새 찐따의 냄새는 숨길 수 없지 멀리서도 풍겨오는 냄새는 맡으려 하지 않아도 맡아지는 지독한 악취지 찐따의 냄새는 사라지지 않아 세상에 있는 어떤 향수를 뿌려도 가릴 수 없지 우선 외적인 모습부터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아 방치되어 있어 자유분방하지 사고방식도 달라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않는 기괴한 망상을 음흉하게 펼쳐가지 그러니 정상적인

만화책 심상율

어릴 때는 만화책을 많이 읽었지 어릴 때는 만화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 만화책이 TV보다 재밌었어 앉아서도 읽고 엎드려서도 읽고 누워서도 읽었어 만화책을 손에서 놓지를 않았어 하도 많이 봐서 책을 테이프로 수선해서 읽었어 시절의 만화책은 상식이나 퀴즈를 다루었어 그래서 박학다식했었지 지금은 언제 마지막으로 책을 잡았나 싶어 만화책은 더 까마득해 어릴 때는

트로피 심상율

저 트로피를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 나도 저 트로피를 들어봤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트로피를 들고 그간의 수고를 소감으로 낭송하고 싶다 널찍한 무대 화려한 조명 수많은 관중 사이에 트로피를 든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도 많이 받아 트로피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저들보다 훨씬 값지게 트로피를 받을 수 있는데 나에겐 그런 기회가 없다 저 동글한 트로피를

누가 누구를 욕해 심상율

누구도 욕하지 말자 아무도 험담하지 말자 누군가의 잘못을 입에 담지 말자 누구도 욕하지 말자 타인을 볼 때는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주관이 첨가되어 객관적으로 판단했다고 보기 어렵기에 욕하지 말자 자신을 볼 때는 한없이 너그러워진 주관으로 객관을 판단하기에 자기 잘못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고 보기 어렵기에 욕하지 말자 죄가

배화외피 심상율

우리의 인생은 배고프고 화나고 외롭고 피곤함의 반복이야 우리의 하루는 배고프고 화나고 외롭고 피곤해 이걸 매일 반복해 그래서 항상 예민해 우리의 하루가 악순환의 연속이기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고민해 이 고민의 해답을 찾는 게 삶인 것 같아 배고프고 화나고 외롭고 피곤하기만 하면 살아갈 의미가 없지 분명 속에 재미가 숨어있기에 살아가는 거겠지 다들 배고프고

분노란 원동력 심상율

분노는 원동력이 된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폭제가 된다 자신이 남보다 못한 것을 발견했을 때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신이 남보다 못한 것이 없지만 자신이 하위일 때 상위로 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분노에서 느껴지는 투지가 있다 다른 감정에는 느낄 수 없는 살기가

아무것도 하지 말자 심상율

아무것도 하지 말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무엇인가 해버린다면 무엇이 바뀌어 버린다 무엇이 좋은 쪽으로 바뀔지 나쁜 쪽으로 바뀔지 알 수 없는 법이다 무엇을 해버려 무엇이 바뀌어 무엇이 안 좋은 쪽으로 변해버린다면 안 한 것만도 못하게 된다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고

다양한 인생 심상율

어린 시절에는 다양한 인생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고 정해진 날에 또박또박 들어오는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인생이 전부인 줄 알았어 세상 모든 사람이 직장인인 줄 알았어 참 어린 생각이었어 인생은 다양해 누구도 정해진 삶은 없어 사회가 규정한 삶은 없어 한 명의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사는 거야 한 사람 한 사람당 각자의 인생을

친구도 아니었네 심상율

같은 길을 걸었어 매일 안부를 묻고 사사로운 이야기를 하며 나아갈 길을 고민했어 실패를 겪고 절망에 빠졌을 때 수렁에서 건져주기도 했어 손끝이 시린 겨울 어느 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산책하며 서로의 고민을 털어놨었지 정말 완벽한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왜 연락조차 되지 않니 살길을 찾자마자 떠나버리는 것은 너무하지 않니 우리의 사이는 무엇이었던 거니

나는 수단이었던 거지 심상율

나는 결국 수단이었던 거지 나는 목적이 아니었어 나는 그저 수단일 뿐이었어 나는 너에게 목적인 줄 알았어 나와 함께하는 것이 목적인 줄 알았어 그러나 진실은 목적을 위해 나를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었어 나를 사용하면 더 쉽고 더 빠르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으니깐 나는 그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뿐이었지 사실을 모르는 나는 내가 목적인 줄 알고 최선을

약속의 무게 심상율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약속의 무게가 가벼워졌다 약속을 하면 지키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약속의 무게는 어느 것보다 무거운 것이었다 나의 신의와 너의 신의가 합한 무게의 값이 약속이었다 약속은 무슨 일이 생겨도 지키는 것이었다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당연했다 약속된 시간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것이 당연했다 약속을

잊히는 중 심상율

사람은 누구나 잊힌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명인도 10년이 지나면 잊힌다 시절의 사람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었지 생각은 나겠지만 새로운 시대의 사람에게는 이름도 모르고 얼굴조차 본 적 없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 오만해서는 안 된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잊히는 중이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살면 안 된다

나 아닌 누군가 심상율

그녀는 분명 나 아닌 누군가와 사랑을 할 거야 그녀는 언제나 사랑을 갈구해 항상 사랑을 원하지만 아무 사랑을 원하는 것은 아니야 이미 익숙해져 버린 일방적인 사랑을 받지도 원하지도 않아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할 거야 자신의 이상형에 딱 맞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 사람과 사랑을 할 거야 이미 오래 되어버린 나의 사랑은 받아주지 않을 거야 그녀는 항상

희망이 절망으로 심상율

끝없는 심연으로 빨려 들어간다 희망 하나만 바라보며 버텼다 육체의 조각조각을 붙여가며 하루하루를 연장했다 하루에 몇 번이고 포기를 되뇌었다 그만두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 이 정도면 됐다 할 만큼 했다 버틸 만큼 버텼다 정신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희망 하나로 다잡았다 이 고통의 끝에는 낙원이 있으리라 확신했다 희망은 나를 구축하는 전부였다 하지만 희망은 절망이

한정판 심상율

세상에는 한정판이라 불리는 물건들이 있어 물건을 사려고 노숙을 하며 줄을 서는 사람들도 있어 그렇게 추위와 더위를 견디면 산 물건은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며 하나의 변함도 없게 애지중지하며 신줏단지 모시듯이 정성을 다해 생각해 보면 세상에 한정판이 아닌 물건도 있나요 세상 모든 물건은 다 한정판입니다 심지어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이고 대체할 수 없는 당신은

저음질 심상율

저음질에는 낭만이 있다 음악을 들을수록 좋은 소리에 대한 열화가 피어오른다 더 좋은 소리 더 맑은소리 소리를 찾아 좋은 음향기기를 수집한다 진동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이것이 이 음악에 담긴 진정한 소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만족하지 못한다 더 더 더 더 좋은 소리를 갈망한다 이 음악에 숨겨진 소리를 모두 찾겠다 다짐한다 음향기기는 비싸지지만 만족하지 못한다

쉬는 시간 10분 심상율

다녀와도 시간이 남았어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었어 천천히 움직여도 10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했어 쉬는 시간 10분 동안 친구를 찾아가 담소를 나누고 친구와 캐치볼도 하고 공을 차기도 했어 성인이 된 지금은 10분이 너무 짧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10분은 그냥 흘러가 버려 숨만 쉬었는데도 10분은 그냥 사라져 버려 시간이 빨라진 걸까 내가 느려진 걸까

당신의 목소리 심상율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진첩을 열어 당신의 사진을 본다 추억이 재생된다 당신과 함께한 장소에서 행복을 쌓아갔던 시간이 눈앞에 그려진다 하늘에 떠 있던 구름 끝없이 펼쳐진 꽃밭 꽃밭을 가득 채운 향기 사이를 가로지르는 당신의 환한 미소 그러나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진은 소리가 없다 목소리를 재생할 수단이 없다 당신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듣지

무운의 행운 심상율

강해져야 한다 단련과 수행 무장과 훈련 힘을 길러야 한다 체력을 길러야 한다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 나에게 언젠가는 큰 시련이 올 것이다 시련에 지지 않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 시련이 두렵다 그러나 시련을 이겨내면 나는 영광을 얻을 것이다 지금의 처절한 성장은 미래의 영광을 위한 극심한 성장통일 뿐이다 최후에는 모든 것이 끝난다 응원은 필요하지 않다 용기도

뉴스가 제일 재밌어 심상율

이제 뉴스가 제일 재밌어 어렸을 적 나는 TV로 뉴스를 보고 계시던 아버지에게 뉴스 말고 예능을 보자고 했지만 아버지께서는 뉴스가 제일 재밌다고 하셨어 당시의 나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뉴스를 볼 수 밖에 없었어 아저씨라 불릴 나이가 된 지금 이제야 이해가 돼 진짜 뉴스가 제일 재밌어 예능을 보니 이제 시시해 짜인 판에 연기하는 출연자가 안쓰럽게 보여 그래서

이 정도면 됐지 심상율

할 수 있지만 힘들고 지치니깐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자신도 알아 노력을 하고 공을 들이고 열심히 했다는 거 그런데 이 결과물이 최고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소리치고 있어 이 정도면 됐지 정말 이 정도면 될까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는 발전할 기회가 없어 만족하지 말고 자신을 조여야 해 한계에 부딪혔을 때

물욕의 근심 심상율

근심이란 해결되지 않는 일 때문에 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는 것이지 물욕이 근심이 되면 무한히 우울해지지 물욕에 끝이 있나 통장의 숫자만 하루 종일 보고 있지 돈을 쓰고 싶어도 못 써 잔고의 단위가 바뀌기 때문에 사고 싶은 것도 못 사지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행복해지지 숫자가 줄어들면 우울해지고 참 이상해 어디까지 숫자가 올라가야 기분이 변하지 않을까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심상율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그때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결혼을 했을 거야 서로의 모습이 적절하게 보이는 아이가 있을 거야 아마 그럴 거야 행복할 거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나는 그려지지 않아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여전히 자리에 머물러 나아가지 않았을 거야 나를 발전시키지 않았을 거야 다니던 학교를

너만 나오지 않는 꿈 심상율

너를 처음 만났던 교실 너의 책상 위에는 펼쳐진 책 위에 놓인 샤프 항상 같은 위치에 있는 필통 의자에 걸쳐 놓은 교복 교복에 달린 명찰 모든 것이 그대로다 첫 데이트로 갔던 레스토랑 촛불로 굽다 불이 붙어버린 마시멜로 조개를 하나씩 까주었던 봉골레 파스타 후식으로 마신 차가운 버블티 모든 것이 그대로다 처음으로 같이 갔던 영화관 나란하게 붙어있는 좌석

가짜의 진짜 심상율

마음이 편하지 않아 자신도 가짜라는 것을 아니깐 그래도 가짜의 마음에는 진의가 들어 있어 가짜도 진짜의 마음으로 한다는 거지 웃긴 게 뭔 줄 알아 가짜의 개수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남들은 가짜를 진짜라 불러 가짜가 진짜라고 말하지 않아도 진짜라고 불러줘 진짜로 인정받아도 욕은 계속 먹어 누가 진짜에게 욕을 하냐고 앞에서 말했던 가짜의 삶을 그만둔 사람들 있지

나의 가치 심상율

위해 달빛과 함께 머리를 쥐어짜고 음악을 만들기 위해 햇빛과 함께 손뼉을 마주쳐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나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가치는 나의 결과물이 정한다 나의 결과물이 대중의 관심을 끌 때 나의 가치는 올라간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가 내 생각보다 낮아 억울할지라도 나의 결과물이

꿈 한 장 심상율

오늘이 며칠이지반복되는 일상에날짜마저 무감각해오늘도 어제와 같은하루를 보내겠지늘 그렇듯이어릴 적 내가 지금의나를 보면 무슨 말을 할까꿈은 어디로 갔어이렇게 사는 거야정말 나인 거야이런 말을 할 거야미안해 꿈을 잃은 나어린 나를 따라과거로 가자꿈 한 장기타를 잡고 있네꿈 한 장노래를 부르고 있네꿈 한 장무대를 꾸미고 있네꿈 한 장꿈 한 장꿈 한 장나에게...

끝나지 않는 끝맺음 심상율

끝이 났지만끝나지 않은사랑을 하고 있다끝맺음 당한끝맺음을끝맺지 못하고끝이 없는무한 굴레를 돈다끝나지 않은 사랑은끝도 없이 상기된다잊어버리자는생각조차다시 생각나게 하는끝도 없는외침일 뿐이다끝을 내지 못한사랑의 끝맺음을끝낼 방법은사랑이 끝났다고계속 외치는 것뿐이다끝을 받아들이지 못해끝내지 못한 것이기에끝을 받아들여정말 끝이 났다는끝맺음을 지었을 때끝나지 ...

다가가 심상율

난 사랑에관심이 없었죠내 눈은 어두운밤과 같았죠사랑은 나와상관없다 믿었죠수많은 연인을 봐도별다른 감흥이 없었죠하지만 그대를 본 순간내 눈에 해가 떴죠봄에 꽃이 피듯이여름에 더위가 오듯이가을에 단풍이 들 듯이겨울에 추위가 오듯이난 그대에게 다가갔죠두근거리는 심장을뒤로한 채수많은 말들을생각한 채그대에게 말했죠아름다워요그대 웃었죠난 연애에관심이 없었죠내 눈...

붕어빵 심상율

겨울이 오면골목길에서 만날당신을 기다려요찬바람에 얼어버린나의 몸과 마음을녹여줘요당신의 체온으로날 감싸고세상은 따뜻해져요그대 겨울이 지나면날 떠나가겠죠당신의 생명이다하는 그날까지난 당신을 사랑할게요그대는 날 위한 사랑이 겨울 다할 때까지우리 함께해요당신의 심장이겨울의 심술에아프다면그대 날 위해뜨거워 말아요당신을 위해종이꽃고이 접어 드릴게요그대 날 위해뜨...

비 우기 심상율

호수가 말랐다위에서 떨어질 물도밑에서 솟아날 물도찾아볼 수 없다땅이 갈라졌다위에서 떨어질 물도밑에서 솟아날 물도찾아볼 수 없다무덤덤하다지독하게 이어지는건기조차 익숙하다이제 이 건기가원래의 모습인 듯이무덤덤하다구름이 모인다말라버린 호수와갈리진 땅은구름을 만든다이내 쏟아진다비우기눈물이 말랐다위에서 떨어질 눈물도밑으로 흘러갈 눈물도찾아볼 수 없다감정이 갈라...

숨바꼭질 심상율

잊어버린 술래를 찾아오래된 숨바꼭질을이어가 보자기억의 미로 속술래는 어디에 있나학교 뒤에 숨었나회사 뒤에 숨었나꼭꼭 숨어버린술래야어디에 있니금방이라도길을 잃어버릴 것 같아추억의 지도를 따라천천히 가자흩어진 선을 따라가면술래가 나올까흐르는 선율 따라가면술래가 나올까천천히 천천히 따라가술래가 보일까책으로 쌓은담벼락을 따라모니터에 적힌암호를 풀어미로의 문을...

아프지 않아 심상율

사람들은 이별이 아프대차오르는 장맛비처럼눈물이 쏟아진대이별의 말을 듣는 순간에는심장이 미어진 대아픈 이별이 무서워헤어지지 못했어혼자 성을 쌓고틀어막아도막지 못하는이별의 순간이왔어생각보다 아프지 않아눈물이 터져 나오지도가슴이 찢어지는아픔도 없어아프지 않아흔한 만남 흔한 이별그중에 한 명인 너야널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평범한 하루를 보낼 거야이별 아프지 않...

안녕 그대 심상율

안녕사랑하는 그대아무도 언제 올지 모르는첫눈처럼나에게 왔던 그대시린 날들이 지나수줍게 고개를 내미는새싹들처럼날 떠나가요흐르는 물처럼시간이 흐르면바다를만나게 될 거예요내가 없어도빛이 나는 그대여이제 흘러갈시간이예요그대 날 떠나가세요해가 져도빛이 나는달처럼그대 날 떠나빛을 내줘요내 마음 시린 대도그댈 위해 멀리 떠나요그대 나의 그늘에서벗어나자유로운 해처럼...

연애살 심상율

너의 사랑을 먹고쪄버린 연애살내 몸 이곳저곳에너에게 받은사랑이 남아너를 잊지 못해눈물이 흐른다마냥 미련하게슬퍼하고 있을 수만은없지 않은가나는 너를 잊기 위해달린다나의 숨 한 번 한 번마다나의 땀 방울방울마다너와 함께한 추억을뽑아낸다힘들다죽을 만큼 힘들다너를 잊는 것이힘든 게 아니라살을 빼는 것이힘든 것이라되뇐다언제 연애살이 쪘는지도모를 만큼 연애살이모...

100년 심상율

1896년에 태어난아무개도1923년의 세상을 살면서급변하는 세상에미래가 두려웠겠지1996년에 태어난심상율도2023년의 세상을 살면서급변하는 세상에미래가 두렵다매일 새로운 기술이공개된다어릴 적 미래를 상상하며그렸던 그림이눈앞에 나타나니두렵다세상에 뒤처질까두렵다적응하지 못할까두렵다기술의 연속성이란 사슬에하나라도 끊어지면따라가기 힘들다세상에 발맞춰 뛰고 싶...

곧 봄 심상율

봄이 왔다 생각하면어김없이 찬바람이불어오네요이 찬바람은아직은 떠나기 싫은겨울의 앙탈이겠지요그렇다고언제까지나웅크리고 있을 수만은없겠지요모든 일에는순서란 게 있지요떠나야 하는 이는떠나야 하고피어야 할 것은피어나야겠지요꽃샘바람이불어온다는 것은봄이 멀리 있지 않다는끝자락 겨울의외침이겠지요겨울은 차갑기만 한 줄 알았더니따뜻한 면도 있군요꽃샘바람이 불면 곧 봄이...

너의 전화번호 심상율

나의 전화번호부에서너의 전화번호가지워진지오래지만너의 전화번호는여전히나의 무의식 속에남아있다평소에는전혀생각나지 않는열 한자리번호지만너의 전화번호는불현듯이재생된다네가 생각날 때면머릿속에서너의 전화번호가울린다전화기를 들어손가락도기억하는너의 전화번호를누른다그러나통화연결을누르지 못한다지워지지 않는너의 전화번호지만전화하면안 된다는 것은가슴 깊숙이알고 있다어떻게너...

도전 또 도전 심상율

진정한 실패가무엇인지 알아바로 도전하지않는 것이야누구나 참신한생각 하나쯤은가지고 있잖아실행하지 않고생각만한다는 것이문제지생각을 했으면한번 뛰어들어 봐도전은돈이 없어서못 한다 말하고도전은 금수저나하는 것이라 말하는사람은도전 한번 안 해본사람이야돈이 없어도도전할 수 있어생각만 있다면못하는 도전은 없어도전에 실패란 없어성공으로 가는 길을알아가는과정일 뿐이야...

도전할 용기 심상율

난겁쟁이였어모든 일에핑계를만들었어경쟁자가 많아너무 어려워나에겐 필요 없어응시료가 비싸전부 핑계였어사실 무서워서핑계를 만들었어낯선 것을시도하는 게두려웠어그래서도전조차하지 않았어낯선 글자낯선 사람낯선 장소낯선 것이무서웠어난겁쟁이였어이런 나에게도전할용기를 준사람이 있어왜 해보지도 않냐고새로운 것을배우는 게재밌지 않냐고같이 도전해 보자고함께해 주겠다고이건 재...

졸병의 의지 심상율

아무도 졸병을신경 쓰지 않지최전방에 세워진졸병은장군을 위해기회를 만들희생양으로 생각하지남의 생각은신경 쓰지 않아비록 졸병일지라도한걸음 전진한걸음 전진적진으로 들어가느릿느릿 한 졸병은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장군과 장군끼리싸우기 바쁘지한걸음 전진한걸음 전진뒷걸음은 없어기마병이 달려 나가고사방에 포탄이 떨어지고화살이 땅에 박히는소리가 들려두려움을 무릅쓰고한걸...

착한 여자 나쁜 남자 심상율

착한 여자가 있어사고 싶은 것만 사고관심 있는 것만 보고듣고 싶은 것만 듣고먹고 싶은 것만 먹고하고 싶은 것만 하는세상 물정 모르는동화 속의 공주 같은착한 여자가 있어나쁜 남자가 있어착한 여자만골라서 잡아가는나쁜 남자가 있어나쁜 남자는착한 여자를 발견하면작업을 시작해착한 여자는나쁜 남자가나쁜 남자라고판단하지 못해남자라고는관심이 없었으니원래 남자란 생물...

토요일 12시 35분 심상율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 창문 사이로 스치는 바람 느지막이 잠에서 깬 토요일 12시 35분 기분 좋은 적막 조금씩 음미하는 여유 커튼을 걷으니 쏟아지는 온기 창문을 젖히면 들이치는 공기 신선함에 한 번의 심호흡 조급함이란 없는 토요일 12시 35분 잔잔한 음악 따뜻한 커피 신비한 소설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토요일 12시 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