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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시인: 릴케) 배한성

♣ 가 을 날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별헤는 밤 (시인: 윤동주) 배한성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부활 (시인: 서정주) 배한성

♣ 부활의 아침 -서정주 시 내 너를 찾아왔다. 수나(娜)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 마닥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드냐. 수나. 이것이 몇 만시간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눌만 남드니, 매만저볼 머릿카락 하나 머...

성평리 (시인: 정공채) 배한성

♣ 성 평 리 -정공채 시 삼천포에서 다도해 뱃길 남으로 남빛을 쪼개면서 노저어 돌면 바른편엔 내내 표고 구백의 산자 소오산 치맛폭에 펼쳐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그늘 노량 바다 성평리는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동군 고전면의 성평리가 보일 것인가! 남빛 그 좋은 바다도 뒷전으로 놓아둔 달을 먼저 보는 저쪽 산맥의 돌담투성이 성평리 크나큰 ...

바람 (시인: 정공채) 배한성

♣ 바 람 - 정공채 시 1 내가 바람을 잡아, 바람을 피웠을 때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였지 나의 아버님은 안경을 쓰시고 말았지 내가 캬바레에서 검은 구둣발로 놀아난 날 내가 살롱에서 빨간 술에 담배만 피운 날 숨가쁘게 청춘의 빨간 차표를 손에 들고 있었던 날 나를 위해 기도를 해 주던 당신 당신이 없어서 그럴까 그래서 전원...

너에게 (시인: 김남조) 배한성

♣ 너 에게 -김남조 시 아슴한 어느 옛날 겁劫을 달리하는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알뜰한 내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지아비의 피 묻은 늑골에서 백년해로의 지어미를 빚으셨다는 성서의 신의 이야기는 너와 나의 옛 사연이나 아니었을까 풋풋하고 건강한 원시의 숲 찬연한 원색의...

눈 (시인: 구르몽) 배한성

♣ 눈은 내리네 - 구르몽 시 시몬, 눈은 그대 목처럼 희다. 시몬, 눈은 그대 무릎처럼 희다. 시몬, 그대 손은 눈처럼 차갑다. 시몬, 그대 마음은 눈처럼 차갑다. 눈은 불꽃의 입맞춤을 받아 녹는다. 그대 마음은 이별의 입맞춤에 녹는다. 눈은 소나무 가지 위에 쌓여서 슬프다. 그대 이마는 밤색 머리칼 아...

사모 (시인: 조지훈) 배한성

♣ 사 모 - 조지훈 시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리 핏물...

여인 (시인: 한하운) 배한성

♣ 여 인 - 한하운 시 눈여겨 낮익은 듯한 여인하나 어깨 넓직한 사나이와 함께 나란희 아가를 거느리고 내앞을 무사희 지나간다 아무리 보아도 나이가 스무 살 남짓한 저 여인은 뒷모습 걸음걸이 하며 몸맵시 틀림없는 저.....누구라 할까... 어쩌면 엷은 입술 혀끝에 맴도는 이름이요! 어쩌면 아슬아슬 눈 감...

가을편지 (시인: 이해인) 배한성

♠ 가을 편지 ♠ 1 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노트의 흰 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놓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 칩니다.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3 말은 없어지고 목소리만 살아남는 우리들이 가을...

가신이에게 (시인: 이해인) 배한성

♠ 가신 이에게 ♠ 갈꽃 같은 얼굴로 바람 속에 있었습니다 춥고 어두운 땅 밑에 누워 하얏게 사위어가는 당신이 지금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당신이 살아 있는 이들보다 더 깊고 맑은 영혼의 말을 건네 주십니다 당신의 말은 나비가 되어 나의 하늘에서 춤을 추고 그것은 또 꽃이 되어 내 마음밭에 피고 하나의 별이 되어 어둔밤을 밝힘니다 시시로 버...

산맥 (시인: 이해인) 배한성

♠ 산 맥 ♠ 아득한 하늘 너머 천년 그리운 님의 얼굴이여 천년을 묵묵히 기다려야 하는가 파랗게 이끼 먹도록 태양을 외면한 체 매양 너를 키워 온 검은 바위 바위를 안고 그렇게 오래도록 침묵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어야만 하는가 지나온 날들을 생각지 않겠다 모질게 아려오는 슬픔의 노랠랑 아예 부르지 않겠다 녹슨 세월을 발 돋음하고 노을처럼 붉게 타오...

편지 (시인: 이해인) 배한성

♠ 편지 ♠ 밤은 항상 뜨거운 불가마에 나를 구워 내는 도공(陶工)입니다 벗이여 칡뿌리같이 싸아한 향기를 거느린 밤 나는 깨어 사는 시인들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 후둑후둑 비 맞고 섰는 빌린 목숨을 지켜보다 끝내는 신(神) 앞에 무릎 꿇었다는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지금은 고요히 창을 닫는 시간 허공을 뚫고 가는 기인 기적 소리에 흔들리는 향수...

기도 (시인: 이해인) 배한성

♠ 기 도 ♠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게 해 주소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당신을 떠나 보내야 했던 마리아의 비통한 가슴에 꽂힌 한자리의 어둠으로 흐느끼게 하소서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 베드로의 절절한 통곡처럼 나도 당신 앞에 겸허한 어둠으로 엎드리게 하소서 죽음의 쓴잔을 마셔 죽음보다 강해진 사랑의 주인이여 당신을 닮지 않...

촛불 (시인: 이해인) 배한성

♠ 촛 불 ♠ 말은 이미 끝났습니다. 순백의 가슴둘레 불꽃으로 피운 눈물 바람에도 휘지 않는 노을빛 사랑 당신은 내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죽어서도 무덤 없는 고독의 불꽃 소리도 안 들리는 곳에서 승천을 꿈꾸며 태워 온 갈망 당신위에 준비된 나에게 말은 이미 소용이 없습니다

이별 (시인: 괴테) 배한성

♣ 신 곡 ~^* -단 테 詩 이생의 나그넷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에서 벗어났던 내가 눈을 떴을 때에는 컴컴한 숲속에 있었다. 그 가혹하고 황량하며 준엄한 숲이 어떤 것이였는지는 입에 담기조차 역겹고 생각하기만 해도 몸서리 쳐진다. 그 괴로움이란 자칫 죽을 정도였었다. 그러나 거기서 만나게 된 행운을 말...

해 (시인: 김동환) 배한성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

진달래꽃 (시인: 김동명) 배한성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연륜 (시인: 박목월) 배한성

슬픔의 씨를 뿌려놓고 가버린 가시내는 영영 오지를 않고 ··· 한 해 한 해 해가 저물어 질 고은 나무에는 가느른 핏빛 나이테가 감기었다. (가시내사 가시내사 가시내사) 목이 가는 소년은 늘 말이 없이 새까아만 눈만 초롱 초롱 크고 ··· 귀에 쟁쟁쟁 울리듯 차마 못잊는 애달픈 웃녘 사투리 나이테는 더욱 새빨개졌다. (가시내사 가시내...

리라꽃 던지고 (시인: 한하운) 배한성

♣ 리라 꽃 던지고 - 한하운 시 P양 (孃). 몇 차례나 뜨거운 편지 받았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충격에 외로와 지기만 합니다. 양이 보내주신 사진은, 오월의 아침 아까시아 꽃 청초로. 침울한 내 병실에 구원의 마스코드로 반겨줍니다 눈물처럼 아름다운 양의 청정무구한 사랑이 회색에 포기한 나의 사랑의 窓門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을 전공...

진달래 꽃 (시인: 김소월) 배한성

★*…진달래 꽃 - 김소월 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우리 고유의 민요 가락인 7.5조의 언어 구성으로 님을 떠나보내는 사무...

태워진 편지 (시인: 푸시킨) 배한성

♣ 태워진 편지 - 푸시킨 시 안녕, 사랑의 편지여 안녕. 그 사람이 이렇게 시킨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나는 주저하고 있었던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나의 손은 모든 기쁨을 불에 맡기려고 맹세하였던가... 하지만 이제 지긋지긋하다. 시간이 찾아왔다. 불타라 사랑의 편지여 나는 각오하고 있지. 마음은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지. 탐욕스런 불꽃은...

애너벨 리 (시인: 포우) 배한성

♣ 애너벨 리 ~^* -포우 詩 이제는 오래고 오랜 옛날 일이었지요, 바닷가 한 왕국에 에너벨 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 아가씨는 나를 사랑하고 내게 사랑받는 일 외엔 아무 다른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나도 아이였고, 그녀 또한 아이였습니다. 바닷가 왕국에서, 그러나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사랑했습니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하늘을 나...

인적없는 외진곳에 (시인: 워즈워드) 배한성

♣ 인적 없는 외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 워즈워드 시 다브의 샘가 인적 없는 외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네, 칭찬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전혀 없던 그 소녀, 이끼 낀 바위틈에 반쯤 가리워 다소곳이 피어있는 한 송이 오랑캐 꽃, -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샛별처럼 아름답던 그 소녀, 아는 이 없는 삶을 살다가 아는 이 별로 ...

평화의 기도 (시인: 성.프란시스코) 배한성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며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이니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당신이 왕이라면 (시인: 이해인) 배한성

♠ 당신이 왕이라면 ♠ - 그리스도 왕 축일에 - 구해야 할 자들이 하도 많아 혼자서 처절히 피흘려 죽은 당신이 진정 왕이십니까 온통 귀먹고 병든 세상에 산천이 울리도록 큰 대답 주십시오 당신이 왕이라면 살아 온 당신을 향해 또다시 밤마다 칼을 가는 자들이 유다와 함께 횃불 들고 달려오는데 당신을 모르노라 고개 ...

나비의 연가 (시인: 이해인) 배한성

♠ 나비의 연가 ♠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 순한 나비인 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눈멀 듯 부신 햇살에 차라리 날개를 접고 싶은 황홀한 은총으로 살아온 나날 빛나는 하늘이 훨훨 날으는 나의 것임을 알았습니다 행복은 가난한 마음임을 가르치는 ...

한송이 수련으로 (시인: 이해인) 배한성

♠ 한송이 수련으로 ♠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

누군가 내안에서 (시인: 이해인) 배한성

♠ 누군가 내 안에서 ♠ 누군가 내 안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겨울나무처럼 쓸쓸하고 정직한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는 목 쉰 채로 나를 부르지만 나는 선뜻 대답을 못 해 하늘만 보는 막막함이여 내가 그를 외롭게 한 것일까 그가 나를 아프게 한 것일까 겸허한 그 사람은 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고 나는 더욱 할 말이 없어지는 막막함이여

피묻은 님들이여 (시인: 이해인) 배한성

♠ 피 묻은 님들이여 ♠ -순교복자들에게 보이지 않아도 나날이 미더웁고 나날이 친숙해 온 피 묻은 님들이여 목숨을 걸고 사랑 한 죄로 칼을 받아야 했던 피묻은 얼굴들이 태양이 되어 아직도 그 빛 안에 우리가 살고 있음이여 어둠과 비애의 폭풍이 잦아 갈수록 슬퍼진 땅에 살기 위에 죽어서 우리도 묻혀야 할 이 그리운 땅...

바다여 당신은 (시인: 이해인) 배한성

♠ 바다여 당신은 ♠ 내가 목 놓아 울고 싶은 건 가슴을 뒤흔들고 가버린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니다 한 밤을 보채고도 끊이지 않는 목쉰 바람소리 탓도 아니다 스스로 어둠을 울다 빛을 잃어버린 사랑의 어둠 죄스럽게 비좁은 나의 가슴을 커다란 웃음으로 용서하는 바다여 저 안개 덮인 산에서 어둠을 걷고 오늘도 나에게 노래를 다오 세상에 살면서도 우리...

6월엔 내가 (시인: 이해인) 배한성

♠ 6월엔 내가 ♠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 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 없는 산 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 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부활의 아침 (시인: 이해인) 배한성

♠ 부활의 아침 ♠ - 막달레나의 노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너무도 가혹하게 사무쳐 오던 고난의 멍든 세월을 다시는 기억치 않으렵니다 죽음보다 갑갑하고 어둡던 시간 당신의 부재로 하여 아픔이 피와 같던 시간을 탄식하며 무덤 밖에서 절절히 목메어 울었었거니 굳게 닫힌 무덤의 문 홀홀히 죽음의 옷 벗으시고 이렇게 찬란히 ...

가지말라 애인이여 (시인: 타고르) 배한성

가지말라 애인이여 - 타고르 - 가지 말라 애인이여 작별의 말없이 나는 밤새껏 지키었다. 그렇길래 이제 내 눈은 감기기만 한다. 나는 걱정스럽다. 내가 자고 있는 사이에 그대를 잃지 않을까. 가지 말라 애인이여 작별의 말없이. 나는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리하여 그대에게 닿으려 손을 내밀었다.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꿈이었던가?) 오직 내 마음을...

평화의 기도 (시인: 프란시스잠) 배한성

♥♥ 평화의 기도 -성. 프란치스코 詩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사랑을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위로 받기 보다는 위로 하며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 하며 사랑을 받기 보다는 사랑하며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생을 ...

첫사랑 그사람은 (시인: 노천명) 배한성

♣ 첫 사랑 그 사람은 ~^* -박재삼 詩 첫사랑 그 사람은 입 맞춘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비단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 부끄러움이여, 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는 실개천을 보아라, 물비늘 쓴 채 물살은 ...

조용히 조용히 (시인: 베르펠) 배한성

조용히 조용히 -베르펠 시 조용히 조용히 좀더 조용히 너의 품에 나를 안아 주라. 더운 이마를 피곤한 두 눈을 너는 나의 즐거운 새벽 네 손길에는 새벽의 애무가 있고 너의 상냥한 말에는 서광이 있다 그래서 나는 고뇌를 잊고 날마다 새롭게 살아간다.

하동땅이 어떻습니까 (시인: 정공채) 배한성

♣ 하동땅이 어떻습니까 - 정공채 시 온갖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들랑 산수 절로 트인 하동땅 풍광길이 어떻습니까 하동 땅으로 내려 오시지요 그 옛날 고사도 여길 들라치면 청학이 됐다죠 그야 그렇챦겠지만 그쯤 치는 풍광이라지요 최치원 외론 구름도 햇빛 고운 하동땅 산 내리는 입산승 먼 발치 두고 한번 들면 그만이지! 그는 이땅의 쌍계동문 그 바깥...

첫사랑 그사람은 (시인: 박재삼) 배한성

♣ 첫사랑 그 사람은 -박재삼 시 첫사랑 그 사람은 입 맞춘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나도 딴 곳으로 보고 있었네. 비단 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 부끄러움이여, 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

진달래 꽃(시인: 김소월) 배한성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말을 위한 기도 (시인: 이해인) 배한성

♠ 말을 위한 기도 ♠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

흰장미와 백합꽃을 흔들며 (시인: 박두진) 배한성

♣ 흰 장미와 백합꽃을 흔들며 - 박 두 진 시 눈 같이 흰 옷을 입고 오십시요. 눈 위에 활짝 햇살이 부시듯 그렇게 희고 빛나는 옷을 입고 오십시요. 달 밝은 밤 있는 것 다아 잠들어 괴괴-한 보름밤에 오십시요...빛을 거느리고 당신이 오시면, 밤은 밤 은 영원히 물러간다 하였으니...

우중의 다리위를 거닐며 (시인: 정공채) 배한성

♠ 우중의 다리 위를 거닐며 -정공채 詩 기억(記憶)의 자욱한 비안개가 다리 위에 와서 머문다. 젖은 비는 우산을 타고 내리고 나는 행복한척 부루우스를 출까. 천대 받는 빨가벗은 나의 가난한 빨가벗은 뒷다리는 빗물에 젖으면서 나는 어젯밤 전차가 꽃잎을 많이 죽인 아픈 기억의 다리...

그리움이란 (시인: 릴케) 김수희

♣ 그리움이란 - 릴케 시 그리움이란 이런 것. 출렁거리는 파도가 집 그러나 시간 속에 고향은 없는 것. 소망이란 이런 것. 나날의 시각이 영원과 나누는 나지막한 대화. 그리고 산다는 것은 이런 것.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시인: 하이네) 배한성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 시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그다지도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은 나의 가슴속까지 스며드누나 하나님이 너를 언제나 이대로 밝고 곱고 귀엽도록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어지누나

인적없는 외진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시인: 워즈워드) 배한성

♣ 인적 없는 외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 워즈워드 시 다브의 샘가 인적 없는 외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네, 칭찬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전혀 없던 그 소녀, 이끼 낀 바위틈에 반쯤 가리워 다소곳이 피어있는 한 송이 오랑캐 꽃, -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샛별처럼 아름답던 그 소녀, 아는 이 없는 삶을 살다가 아는 이 별로 ...

순박한 아내를 가지기 위한 기도 (시인: 프란시스잠) 배한성

♥♥ 순박한 아내를 가지기 위한 기도 -프란시스 잠 詩 주여, 내 아내가 될 수 있는 여인은 겸손하고 따사로우며, 다정한 친구가 되도록 해주소서. 우리가 잠 잘 때에는 손을 서로 맞잡고 잠들도록 해주소서. 그녀가 메달이 달린 은 목걸이를 가슴사이에 감추일듯 말듯 목에 걸도록 해주소서. 그녀의...

순박한 아내를 가지기 위한 기도 (시인: 프란시스 잠) 배한성

주여, 내 아내가 될 수 있을 여인은 겸손하고 따사로우며 다정한 친구가 되도록 해 주소서. 우리가 잠잘 때에는 손을 서로 맞잡고 잠들도록 해 주소서. 그녀가 메달이 달린 은목걸이를 가슴 사이에 감추일 듯 말 듯 목에 걸도록 해주소서. 그녀의 살갗이 늦은 여름 조는 듯한 자두보다 더 매끄럼고 그녀의 마음 속에 부드러운 순결이 간직돼 있어 서로 껴안으...

고아의 노래 (시인: 릴케) 유강진

나는 아무도 아닙니다. 앞으로도 아무도 되지는 않으렵니다 지금은 존재하기에 너무도 초라한 몸 그러나 훗날에도 마찬가지일 테지요. 어머님들, 아버님들이시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정말 키워 주신 보람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잘려질 몸입니다 아무한테도 쓸모 없는 신세입니다. 지금은 너무 이르고 내일이면 너무 늦을 것입니다. 내가 걸친옷은 이 옷...

엄숙한 시간 (시인: 릴케) 정희선

♣ 엄숙한 시간 -릴케 시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지 울고 있다. 세상에서 하염없이 울고 있는 사람은 나 때문에 울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지 밤에 웃고 있다. 밤에 마냥 웃고 있는 사람은 나를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