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천천히
멈춰줬으면 해
역에 들어온
기차가 서듯이
막 잠든 이도
책을 읽는 이도
눈치채지 못 채게
눈이 내리는 건지
비가 내리는지
바라보려는 창문 밖
뭐든 상관없을
그 창문 밖
누군가의 봄비는 차가운 가을비가 돼
누군가의 흰 눈은 휘몰아쳐 날 삼키네
편히 잠든 게 언젠지
허망한 매일 아침
지칠 만도 하잖아
다 몰랐겠지
입을 닫았으니
제자리에만 있었으니
아~
가시 돋은 그림자
아~
이내 쏟아지네
누군가의 봄비는 차가운 가을비가 돼
누군가의 흰 눈은 휘몰아쳐 날 삼키네
하나에 레일
처지는 게임
익숙한
몰아칠 해일
분명한 패인
날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