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피가 전부
말라가는 한낮에서
어색하게 다가오는 침묵만
이 대화의 전부였어
차가웠던 장소들도
이제는 떠나가야 해
언제나 우릴 감췄던
그 낮이 오기 전에 우리는 도망가
언제나 우리를 밤에 가뒀던
그 낮이 오기 전에 우리는 도망가
같은 장소에서 다른 생각을 한
너 같은 사람이 나는 못되나 봐
다시 조용해지고 나면
누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혼잣말만 하면서 서 있어
오늘의 바람에는 색깔이 없어
쓸모없는 것만 남아서
소리 질러도 차가워만 갈 뿐
실망할 것 들만 깨닫고 있어
언제나 우릴 감췄던
그 낮이 오기 전에 우리는 도망가
언제나 우리를 밤에 가뒀던
그 낮이 오기 전에 우리는 도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