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엄마 염소는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굳어버렸어. 대문은 활짝 열려 있고, 식탁과 의자들은 전부 나동그라져 있었거든. 이불이며 베개는 침대 밖으로 내팽개쳐져 있지, 난로 위의 장식도 다 떨어져 있고 부엌에 있던 그릇도 엎어져 있었어. 거실의 장식장 문 유리는 깨져 있고 화장실도 엉망이었지 뭐야.
“얘들아, 우리 아기 염소들아 어디 있니? 첫째야, 둘째야, 셋째야…….”
엄마는 부들부들 떨며 아기 염소들을 차례차례 불러 보았어.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거야.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아기 염소를 부르는데 어디선가 가냘픈 목소리가 들렸어.
“엄마, 저 여기 있어요. 벽시계 속에 있어요.”
“아, 우리 아가!”
“엄마, 늑대가 모두 잡아먹었어요. 흑흑. 처음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데 햐얀 발을 보고 모두 속았어요. 흑흑.”
“흑흑, 불쌍한 우리 아가들.”
“흑흑, 엄마!”
엄마 염소가 일곱 번째 아기 염소를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일곱 번째 아기 염소도 엉엉 울었지. 엄마 염소와 일곱 번째 아기 염소는 슬퍼하면서 밖으로 나왔어.
“앗, 엄마. 저기 좀 보세요! 늑대가 자고 있어요!”
“아니, 저 놈이…….”
늑대는 나뭇가지가 부르르 떨릴 만큼 드르렁거리며 큰 소리로 코를 골고 있었어. 엄마 염소는 주먹을 꽉 쥐고 늑대를 노려보았지.
“엄마, 늑대의 배 좀 보세요!”
늑대의 빵빵한 뱃속에서 무언가 꿈틀대는 거야!
“불쌍한 내 아이들이 아직 살아 있구나! 애야, 당장 가서 가위랑 바늘, 실을 가져오너라.”
“네!”
일곱 번째 아기 염소는 부리나케 집으로 가서 가위, 바늘, 실을 갖고 왔어.
“드르렁 푸우, 드르렁 푸우우.”
엄마 염소가 다가갔는데도 늑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계속 코를 골로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