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집 앞 골목 위에도 권력이 있어요
이어폰을 꽂고 멍하니 걷다가
쌩하니 달려오는 자동차를 봐요
내가 다칠까 무섭기도 하고
흠집이 날까 두렵기도 하고
누가 탔을까 부럽기도 하고
얼마짜릴까 궁금해질 때 즈음
왼쪽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다가
빨간 라이타 속에 눈물이 있네요
낡은 지갑을 열어
이리저리 뒤지다
오래 전에 찍은 가족사진을 봐요
이게 언제였더라 웃기기도 하고
내가 이랬었나 놀라기도 하고
그냥 갑자기 미안하기도 하고
지금 이 상황이 막 화가 날 때 즈음
길을 걷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집 앞 골목 위에도 권력이 있어요
근데 더 웃기는 건 화가 나던 내가
저 까만 자동차를
갖고 싶단 거예요
근데 더 웃기는 건 화가 나던 내가
저 까만 자동차를
갖고 싶단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