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꽃필 제
너 여태 앓느라
봄이 온지도 모르고
시린 방 안에
그리움 못 견뎌
나 달려왔지만
내 서있는 여기
너 없는 풀무덤
하 위태로운 봄볕에
행여 너 울까봐
바람 속에 숨죽여
새겨만 보던 내 아픈 사랑의 이름
그 언젠가에 내 미소를 꿈꾸고
개나리 꽃필 제
닫힌 너의 대문에
노란 꽃 엮어
봄을 걸어두고 싶어라
시간의 빗장을
너 열고 나오면
내 부재를 기다린 눈부신 노란 빛
아 그 한 줄기 빛이 널 감쌀 때
그때엔 너 조금은 웃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난 충분할 거야
내 풀무덤 위에도 내가 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