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내려오는 눈 속에
가만히 내 마음 하얗게 또 물들어
너를 두고 돌아오던 날처럼
가지런히 남겨진 기억들은
여전해 하나도 변하지 않아
지워 보려 해도 선명해지는 건
너를 앓는 것 같아
한겨울의 바람 내 몸을 감싸네
움츠렸던 내 맘과
이곳에 남아 너를 그리는 밤
찬 바람에 얼어붙어 버릴 나인데
그치지 않는 눈 위에
너의 이름을 쓴다
이 열을 덮는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
덩그러니 서 있다
돌아선 내 발자국만 남겨질 텐데
모질게 널 밀어냈던 차가운 말들에
너는 얼마나 나를 미워했을까
무거운 밤과 길 잃은 그림자
너를 닮은 눈이 내린다
움츠렸던 내 맘과
이곳에 남아 너를 그리는 밤
찬 바람에 얼어붙어 버릴 나인데
그치지 않는 눈 위에
너의 이름을 쓴다
함께했던 그 날과
내 가슴에 가득히 쌓인 너에게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에 남아
다시 한번 너를 부른다
이 열을 덮는다
한낮의 햇살에 눈 녹듯
너는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