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날들이 지난 뒤에도

가객


오랜 날들이 지난 뒤에도

<백창우>

그대, 무엇을 꿈꾸었기에
어느 하늘을 그리워 했기에
아직 다 부르지 못한 노래 남겨 두고
홀로 먼길을 떠나는가
다시 날이 밝고, 모든 것들이 깨어나는데
그대는 지금 어느 구석진 자리에 쓸쓸히 서서
무얼 바라보고 있는가

고운 희망의 별이었는데
이 형편없이 망가진 인간의 세상에서
그대의 노래는 깜깜어둠 속에 길을 내는
그런 희망의 별이었는데
그댄 말없이 길을 나서고
우린 여기 추운 땅에 남아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하는 거냐
도대체, 무얼 노래해야 하는 거냐
알 것 같아, 그대 말하고 싶었던 게 무언지
그대 온 몸으로 노래하던 그 까닭을
쉬지 않고 달려온 그 청춘의 의미를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
들려, 들릴거야
그대의 기타소리,
대숲의 바람처럼 몸을 돌아나오던
그 하모니카 소리
우리, 고단한 삶에 지쳐 비틀거릴 때마다
우리들 마음 속에 소용돌이칠 그대의 노래

우리들 팍팍한 마음속에 뜨겁게
울려날 그대의 목소리
.....................
그대는 그렇게, 우리들 탁한 삶의 한켠에
해맑은 아침으로, 따뜻한 햇볕으로
남아 있을 테지
다시 겨울이 오고, 오랜 날들이 지난 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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