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의 극락

이선희


삭은 물 차도 사금파리 눈 부십디다
때는 멈춰버려 해는 끝내 못 박혀버려
바람은 죽어 없어지고
하늬 한 점 소소리 한 점 없는데요
수수밭 소리소리 내쳐 밑둥까지 타 없어지고
울던 아낙도 죽어 마른 강바닥에
혀 박고 죽어 없어져버리고
어허-야 상여는 나가는데 눈 부십디다
하얀데 하-얘 어허-야
상여 자꾸 나가는데 온 세상 새하얀데요
피 흐릅디다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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