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안치환

나라살림 잘해달라 맡겨놨더니 오 년동안 뭘했는지 몰라라 세계화다 민주주의다 부르짖더니 벌거벗은 임금님 꼴 되었네 저기 저 아이가 웃는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성수대고 삼풍백화점 내려앉아도 아직 우리의 희망은 푸르렀다 열심히 일하는 자 잘사는 나라 우리나라 대한민국인줄 알았다 나도 모르게 일은 벌어지고 내 희망도 날아갔네 차라리 꿈이라면  꿈이라면 좋겠네  IMF라는 생소한 말이 이 잘난 나랄 우습게 만들었네 하루 아침에 국제거지 취급받더니 나몰라라 정권만 싹 바뀌었넨 이게 무슨 동네축구요 골키퍼만 바꿔버렸네 북쪽에선 쌀 동냥에 아우성이요 남쪽에선 딸라달라 달라 달라달라달라  금 모아라 은 모아라 호들갑 떨더니 냄비같이 빨리 끓고 식겠네 없는 놈만 나누라네 이 고통을 분담하라네 차라리 꿈이라면  꿈이라면 좋겠네  권력 눈치 살살 보는 재벌나리들 정리해고 당할 자는 바로 나리나리나리나리- 줄서기에 정신없는 의원나리들 여기 전두환식 고스톱 한 판 어때요 잘 들 논다 잘 들 논다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일자리를 잃어버린 실업자 신세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다 저 하늘은 평화롭고 볼만하구나 우리의 남은 희망도 푸르렀으면 숨이 차다 숨이 차다 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차라리 꿈이라면  꿈이라면 좋겠네  차라리 꿈이라면 꿈이라면 좋겠네  차라리 꿈이라면  빨리 깨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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