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젖는 건 괜찮아

산울림

네가 먼저 내게 말했잖아

묻지도 않았는데 날 사랑한다고

떨어진 저 잎새처럼 바람에 날리네

이 맘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가지 말라 말했지 돌아서라 말했지

비는 슬피 우는데

쫓기는 사람처럼 안절부절했었지

몸은 떨리고 또 떨리고

옷 젖는 건 괜찮아 날이 개면 마르니

마음 젖으면 혼자서 걸을 테야

비오는 이 길은 비 젖은 새 한 마리

갈 길을 모르겠어 시들은 꽃잎파리

바람에 날리고 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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