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한잔

허각
오늘따라 술이 달아
숨을 쉬듯 또 한잔
그냥 삼키고 말죠
어느 사이 텅 빈 술잔
그 너머로
그녀가 보일 것 같아
우리 둘 헤어진
일조차 잊은 채로
기억 속 그녀와 얘기하듯
혼자 떠들다가
취한 난 눈앞이 흐려져요
Oh 긴 꿈속처럼 행복했던
더없이 좋았었던 그때의 우리
잘 지내나요
나 없이도 괜찮나요
나는 괜찮지 않죠
취할수록 또렷하게 떠오르는
그녀가 너무나도 예뻐서
술인지 눈물인지 혼자 한잔
비우고 채우고
또다시 비워내죠
우리 둘 추억만큼 쌓여진
텅 빈 술병들과
이렇게 텅 빈 내가 있네요
uh oh
왜 이리 고마운 일들만
많은 건지
기억 속 난 항상 미안해요
그녀 곁에 있던 그 동안
언제나 부족하기만 했죠
uh oh
oh 꼭 어제처럼 선명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그녀의 얼굴
잘 지내나요 괜찮나요
오늘 밤도 나만 비틀거려요
취할수록 또렷하게 떠오르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어서
울다가 웃었다가 원망하죠
oh
또 한잔 다시 한잔 눈물 한잔
uh oh
버릇처럼 혼자 이렇게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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