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김태균
내가 대단하단 듯이
놀란 표정과 반가운듯한 눈빛
난 괜찮다는 듯이
사진을 찍거나 적어줄 이름을 묻지
지금 내 얘기는 배부른 듯이
느껴지겠지 분명히 무명의 나는
어쩌면 이건 다 피해의식
일진 몰라도 여전히 흉터는 남아
몇백의 상금으로 못 지워내
몇천의 표정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그 기억들과 비교해
난 많은 사랑을 받았어 예상보다는
하나하나 읽어본
증오 섞인 글들을 다시 꺼내봐 보면
이 모든 것이 거짓일까 두려워
화장은 안 지워져 아무리 물을 뿌려도

겨우 잠에 드네
또다시 자기 최면 내가 최고인 것같이
겨우 잠에 드네
또다시 자기 최면 내가 최고인 것같이
겨울잠을 자는
자만이란 것 덕에 초심으로 돌아가지
겨울잠을 자는 듯이
또다시 자기 최면

아무 대가 없이
내 돈까지 써 가며 섰던 무대가
용돈 버는 수단으로만 변해가
언제나 난 고마워했었는데
날 이용하려는 듯해 모든 공연 섭외가
돈을 얘기하는 내가
너무 자연스러워
언제 돈을 쫓아가지 않는다고 다짐했나
어느 샌가 월세와 생활비를
보태주는 게 조금 더 다급해 난
억지로 즐거운 척 날 알아본
모두에게 친절하게 눈 웃음 지어
난 내가 징그러워
그런데 누군가의 눈에는 내가 또 귀여워
광대가 되려던 건가 그동안 꿈꿨던
내 모습이 고작 이런 거였나 물어
이 모든 것이 현실일까 두려워
화장은 안 지워져 아무리 물을 뿌려도

겨우 잠에 드네
또다시 자기 최면 내가 최고인 것 같이
겨우 잠에 드네
또다시 자기 최면 내가 최고인 것 같이
겨울잠을 자는
자만이란 것 덕에 초심으로 돌아가지
겨울잠을 자는 듯이
또다시 자기 최면

태균아 잠깐만 같이 맥주 한잔하자
일단 앉아라 형이 해줄 말 많아
임마 잘 알아 지금 당장은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활동하기가
싫은 거 알지만 야
티비 나온 뒤 빨리 음악을 내야지
이 바닥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기도 입이 아파
대중의 관심은 순식간에 식지 항상
방송국에 발을 덴 순간 다른 길에
들어선 거야 지금 와 후회하니 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사가 기대
많이 했는데 말야 실망 많이 했어
대중적인 게 나쁜 것이 아냐
승택이나 문섭이가 전과 같은 것 같냐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정말 엄청나잖아
태균이도 이제는 돈 벌어야 하잖아
그래 내 주변에선 돈과
인기로 날 비교하고 있어
물론 필요하지만 내게
중요한 게 뭔지 잘 기억하고 있어
모두 날 일깨우려 해
그 덕분에 일어나고 있어
내가 뭘 원한 건지도 모르겠어
지금은 그저 억지로

겨우 잠에 드네
또다시 자기 최면 내가 최고인 것같이
겨우 잠에 드네
또다시 자기 최면 내가 최고인 것같이
겨울잠을 자는
자만이란 것 덕에 초심으로 돌아가지
겨울잠을 자는 듯이
또 다시 자기 최면

내게 기대
네 마음이 편안하길 난 기도해
너의 머리 속에 가득 찬
고민들을 모두 말해봐
한겨울이 와도
두려워하지마 넌
난 늘 너의 곁에 있잖아
떠나지 않아
두려워하지마 넌
난 늘 너의 곁에 있잖아
떠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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