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떠났습니다
돌아오기 힘든 아주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내 허락도 없이
그렇게 그는 떠났습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내가 웃을 수 있는 기억을 모두 가지고
빈 껍데기가 되어 버린 나만 남긴채
그는 영영 떠났습니다
눈물이 나오질 않습니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저 멍하니 혼자 남겨졌다는 허무함에
가슴만 울어댑니다
내 가장 소중했던 시간을 알고 있던 유일한 사람
내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알고 있던 유일한 사람
그리고 내 유일한 사랑
이제는 정말 만날일 없기에
이제는 정말 우연히라도 마주칠일 없기에
살아서 이별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려주기 위해
그는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