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흘러가는 시간을
물끄러미 세어보고 있어요
눈처럼 두껍게 쌓였던 잠 속에서
전화벨 소리를 들었죠
난 눈을 떴지만 여전히 어두운 방안에
전화벨 소리는 그쳤죠
난 불을 켜고 일어나 앉아요
시계소리가 방안에 울리죠
그 전화벨은 다시 울릴까요
시계바늘만 바라보죠
난 차가운 맥주를 가져왔죠
난 한 모금을 마신 채 들고만 있죠
어떤 기억들은 돌아오지도 않고
지나가지도 않고
밤이 가득한 방안을
이렇게 꿈처럼 흘러요
내 곁에 왜 당신이 없나요
내 곁에 어떻게 당신이 없는 건가요
난 즐거운 노래를 불러보죠
내 목소리가 어쩐지 멀어요
문득 떠오른 생각에 나는 입을 다물죠
슬픈 침묵이 남아요
수화길 들어보다 깨달아요
며칠 전 전화선을 빼어두었죠
난 일부러 소리 내어 웃어보려 했지만
슬프게 들리고 말아요
난 눈을 감지만 여전히 어지러운
맘에 그대 목소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