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만난 너

희원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이건 변함없는 진리
하루 종일 잘 참다
밤만 되면 터지는 내 식욕
혼자 먹는 게 너무 좋아
나눠먹지 않아도 되니까
야식은 치킨이지
오늘 밤은 나 홀로
치킨 파티야
사장님 여기 반반
무 많이 아시죠
주소 불러 드릴 필요
없는 거 알아요
감사합니다
빨리 가져다주세요
계산은 카드
오늘 눈치 볼 필요 없어
다 내 거야
다리 먼저 잡지 않아도 돼
천천히 뜯다 어느새
한 마리 다 내 뱃속에

치킨 한 마리 흡입하고
부른 배를 두들기다
뭔가 조금 아쉬워
입이 좀 심심하다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냉동실 문을 열었는데
얼마 전 사두고 먹지 않은
하드가 나를 반기네
어쩔 수 있나 먹어야지
단짠은 진리
먹기 전엔 더럽게
잠도 안 오더니
항상 먹고 난 다음엔
눕고 싶어져
어느새 밝아버린
내일 아침
내일부터는
진짜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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