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이 지던 날

무감각
그랬었지 너와 나는
서로에게 가장
편안했던 사람이었고
찾아오던 기념일엔
먼저 놀래키기 바빴었지

말을 하면 주제도 없는
그냥 생각나는 모든 말을 했고
그럴 때면 웃다 보면
어느덧 밤을 새우곤 했지

하루하루가 그랬는데
그러던 우린 멀어져 갔고
참 당연했던 맘이 지던
이별을 알았던 순간에 널
왜 바라보기만 했는지

그 마지막 날에 돌아서는 너의
손을 내가 잡았다면
한마디만 했었다면
지금 내 옆엔 니가 있을까

비 내리던 날에 작은 우산 속에
날 끌어안았던 모습도
아직도 난 선명한데
온종일 그리움에 사는 게
익숙한데

참 많이도 다퉜는데
평소와 달랐던 니 말투도
내가 늘어놨던 변명들도
지나간 그때의 너와 난데
왜 이렇게 날 맴도는지

그 마지막 날에 돌아서는 너의
손을 내가 잡았다면
한마디만 했었다면
지금 내 옆엔 니가 있을까

참 미련한 맘에 흘러가는 듯해
늘 하루가 찾아오면
또 이렇게 보내겠지
온종일 그리움 속 그 때로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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